수원시 복지관에서 근무하는 많은 종사자들이 인권침해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원시는 지난 2월 18일부터 3월 5일까지 지역 내 4개 복지관의 종사자와 퇴직자 150명을 대상으로 ‘2021 사회복지시설(복지관) 대상 인권침해 실태조사(제1차)’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중 58.7%가 언어적·신체적으로 클라이언트 폭력을 경험했다고 5일 밝혔다. 이 런 고충을 ‘기관장·중간관리자에게 개인적으로 의논했다고 응답한 사람은 43.2%에 불과했다.
특히 피해 경험 후 ‘기관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했다’는 응답은 25%에 불과했고, ‘개인적으로 해결했다(21. 6%)’, ‘기관에 이야기하지 않았다(20.5%)’, ‘기관에서 소극적으로 대응했다(17.0%)’고 조사됐다.
직장 내 괴롭힘 피해도 35.3%가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경험 유형은 업무환경 악화, 원하지 않는 종교행위 및 후원·기부강요, 정신적 고통, 정서적 고통, 신체적 폭력 순이었다. 가해자로는 ‘기관장(81.8%)’에 이어 ‘상사(15.2%)’를 꼽았다. 피해 경험 후 동료(45.3%)에게 고충을 상담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지만, ‘기관 내 공식절차를 이용했다(1.9%)’는 응답은 매우 적었다.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 피해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7.3%였고, 소속된 기관의 인권보장 수준에 대해서는 12.6%가 보장받지 못한다고 답변했다.
수원시는 이 같은 제1차 사회복지시설 인권침해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종사자들의 근로환경 및 처우를 개선하고 향상하는 대응 방안을 마련했다.
시는 우선 사회복지시설에서 인권침해가 사라질 수 있도록 인권친화형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복지관에서 직장 내 괴롭힘이나 성희롱·성폭력 예방지침 및 징계 규정을 수립하도록 하고, 고충상담원을 지정해 고충상담창구를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복지관 위탁계약이나 재위탁 시 인권영향 평가를 시행하고, 평소 지도·점검과 시설평가지표에도 인권항목을 추가해 지속적인 인권친화형 관리가 이뤄지도록 할 방침이다.
사전 예방을 위한 노력도 병행된다.
복지관별로 자체 인권침해 예방교육을 시행하고, 기관장을 대상으로 인권침해 특별교육도 연 1회 개최해 참석을 의무화할 예정이다. 또 주기적인 인권침해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수렴할 수 있는 ‘인권보장 거버넌스 실무협의회’ 운영도 추진한다.
이와 함께 일반 종사자들을 위한 자가진단과 심리지원 및 피해자 치료를 위한 비용 지원 방안도 모색하기로 했다.
수원시 관계자는 “인권 침해 수준이 높게 나온 만큼 나머지 9개 복지관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를 앞당겨 시행할 계획”이라며 “종사자들이 안전한 곳에서 마음 편히 근무할 수 있도록 안전 및 인권보장체계 구축에 더 힘쓰겠다”고 말했다.
/윤종열 기자 yjyu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