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극적으로는 태양광만으로 밤에도 낮에 생산해놓은 청정 연료인 수소로 전기를 일으키고 고효율 페로브스카이트 발광 다이오드로 불을 켜는 에너지 자립 시스템을 구현하고자 합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연구재단과 서울경제신문이 공동 주관하는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5월 수상자인 신병하(47·사진) 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는 5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태양전지 외에도 태양에너지로 전기화학 반응을 일으키거나 빛을 만들어내는 발광 소자에 페로브스카이트를 응용하는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서울대 재료공학 학사, 미국 미시간대 재료공학 석사, 하버드대 응용물리 박사를 취득한 뒤 스탠퍼드대에서 박사후연구원을 하고 IBM왓슨연구소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
그는 “반도체 기술과 신소재 기술 등을 결합해 태양전지의 성능을 높이는 선도적인 연구를 진행해왔다”며 “태양전지의 효율을 높이는 것을 넘어 태양광만으로 낮과 밤 에너지 사용이 가능한 에너지 자립 시스템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그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와 실리콘 태양전지를 접목해 차세대 태양전지 발전의 실용화를 앞당길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신 교수는 “기존 단일 태양전지로는 30% 초반의 한계효율을 넘을 수 없다는 쇼클리-콰이저 이론이 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2개 이상의 태양전지를 적층 형태로 연결하는 탠덤 태양전지 개발이 진행되고 있으나 낮은 안정성 때문에 고품질의 소자를 합성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신 교수 연구팀은 새로운 음이온을 가지는 첨가제를 도입해 페로브스카이트의 효율을 올리는 안정성도 확보했다. 나아가 개발한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을 실리콘 태양전지에 적층해 최고 수준인 26.7%의 광변환 효율을 가지는 탠덤 태양전지 제작에도 성공했다. 그는 “이 기술은 앞으로 첨가제 도입법을 통한 반도체 소자의 안정화 기법에 대한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며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을 이용한 태양전지, 발광 다이오드, 광검출기와 같은 광전자 소자 분야에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신 교수는 “글로벌 화두인 2050년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의 역할이 크다”며 “하지만 아직 화석연료 기반의 전기보다 비싸고 전력 생산도 간헐적이라 확장성에 제한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렇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대량화로 가격을 절감할 수 있고, 물 분해를 통한 친환경 수소 생산으로 간헐성도 해결하며 환경도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