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바르게 다시 세우는 일은 늘 힘겹고 지난한 일이지만, 그럼에도 누군가는 꼭 하고 가야 할 일"이라고 나경원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이 당권 도전 가능성을 염두에 둔 듯한 발언을 내놓은 것과 관련,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저희(민주당)로서는 좋다"고 상황을 짚었다.
정 의원은 지난 4일 전파를 탄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결국 나 전 의원이 경선에 나올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정 의원은 "모든 언론과 관심이 '나경원, 당 대표 선거에 나오냐, 안 나오냐' 이걸로 갈 것 같다"고 말한 뒤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는 시간을 끌면 끌수록 나 전 의원만 부각되는 선거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아울러 정 의원은 '초선 대표론'을 앞세워 당 대표에 도전장을 낸 김웅 국민의힘 의원에 대해서는 "얼마나 사람들이 없으면 초선이 여론조사에서 2등, 3등 한다고 이야기하겠나"라면서 "하태경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재선 이상 의원들은 반성을 좀 하라. 대학 신입생이 총학생회장을 하면 잘할 수 있겠나"라고 날을 세웠다.
이같은 정 의원의 주장을 두고 이날 함께 방송에 나온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은 (나 전 의원의 출마를) 좋아한다"며 "나 전 의원이 선거 때만 나오면 이미지가 좋아지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덧붙여 하 의원은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와 똑같이 나 전 의원을 띄운다"면서 "왜 이렇게 민주당에서 좋아하는지 생각을 많이 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더불어 하 의원은 같은 당 김웅 의원에 대해선 "의식 있는 당원들은 큰 변화를 상징하는 사람이 당 대표가 됐으면 좋겠다는 흐름이 있다"며 "그런 면에서 김웅·이준석·윤희숙 이런 사람들이 대표에 출마하면 호응을 상당히 받을 것"이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앞서 나 전 의원은 "(역사를) 바르게 다시 세우는 일은 늘 힘겹고 지난한 일이지만, 그럼에도 누군가는 꼭 하고 가야 할 일"이라면서 당권 도전 가능성을 염두에 둔 듯한 발언을 내놨다.
나 전 의원은 지난달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결국 역사는 순리대로 흘러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면서 이렇게 적었다.
그러면서 나 전 의원은 "이 정권과 민주당도 더 이상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본색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며 "이성윤 서울지검장이 누린 황제 조사라는 특권적 행태만 봐도, 공수처는 처음부터 잘못 맞춰진 권력의 퍼즐에 불과했음을 알 수 있다"고 날을 세웠다.
나 전 의원은 또한 "정권 실세를 위한 특혜 조사, 허위 보도자료 작성 의혹, 검사 채용과 관련된 불미스러운 논란 등으로 이미 공수처는 그 공정성과 중립성에 대한 국민 신뢰에 금이 간지 오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나 전 의원은 "위험하고도 부당한 공수처를 막으려 했던 처절함이 바로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우리의 모습이었을 뿐"이라면서 "우리가 빠루를 휘두른게 아니라, 우리가 빠루에 놀라 보여준 것일 뿐인데 거꾸로 뒤집어 씌워지고 진실이 거짓으로 둔갑해버렸다"고 거듭 강한 어조의 비판을 이어갔다.
여기에 덧붙여 나 전 의원은 "갑작스럽게 원내대표 소임에서 내려와야만 했고, 점차 윤곽이 드러났던 마지막 협상의 끈마저 놔야했던 2019년 초겨울은 두고두고 나에게 아쉬움을 남긴다"고 지난날을 떠올린 뒤 "여기저기서 불어오는 바람에 잠시 흔들릴 수 있어도 옳고 그름의 화살표가 바뀌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