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출범 이후 대북정책 검토 결과를 전달하기 위해 북한과 접촉을 시도했으나 북한이 이에 반응하지 않았다는 워싱턴포스트(WP) 사설이 나왔다. 통일부는 이와 관련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향후 북한 태도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아직 북미 간 탐색전을 펼치는 기간인 만큼 미국이 대화 시도를 지속하는 데 의의를 둔다는 평가다.
워싱턴포스트(WP)의 조시 로긴 칼럼니스트는 5일(현지시간) '바이든의 대북 전략 : 서두르되 기다리기'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두 명의 고위 당국자에 따르면 김정은은 바이든팀에서 완료된 대북정책 검토 결과를 전달하기 위해 두 번째 (접촉) 시도를 했으나 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로긴은 바이든표 대북정책과 관련해 "정부의 계획은 본질적으로 김정은이 긍정적 조치를 취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인데 이런 일은 조만간 일어날 것 같지 않다"며 “일부 전문가들 그리고 외교관들 사이에서는 외교를 활성화하기 위한 어떤 적극적 계획도 없이, 바이든팀은 현 상황을 암묵적으로 지지하면서 바쁜 것처럼 보이는 익숙한 패턴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북한이 대화에 응할 의지가 없다고 해석했다. 그는 "북한은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계속해서 추진하고 있다. 그것은 위협이 증가하고 있음을 의미하고 김정은이 점점 많은 영향력을 축적하게 돼 모든 협상이나 거래 조건이 미국에 악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통일부 당국자는 6일 기자들과 만나 이와 관련해 “(대북정책) 검토 결과가 소개된 지 1주일이 채 지나지 않아 북한의 태도, 입장은 지금 단계에서 예단하기보다는 조금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대화가 성사될 가능성을 열어뒀다. 지난 2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과 외무성 명의의 대남대미 비난 담화를 쏟아낸 이후 미국 정책에 대한 직접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지 않는 상황에서 북한의 대응을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현재까지 북한이 미국의 두번째 접촉에도 무반응 상태라는 WP의 보도에 대한 미국 백악관의 반응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이에 외교부 당국자 역시 “이와 관련해 특별히 파악한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미국 백악관은 지난 3월 15일 미국 정부가 북한에 여러 차례 접촉을 시도했으나 북한이 응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바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2월 중순부터 여러 채널을 통해 북한 정부에 연락을 취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김혜린 기자 r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