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상승이 물가 상승률을 최대 0.8%포인트 끌어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아울러 원유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 경제의 구조상 가계 구매력 감소와 기업 생산 비용 증가를 유발해 민간 소비를 1.2%포인트 끌어내릴 수 있다는 예측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최근 유가 상승의 국내 경제 파급효과’ 보고서를 발간했다. KDI는 보고서에서 “올해 유가 상승은 물가 상승률이 0.5~0.8%포인트 상승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는 KDI가 올해 유가 변동을 기준 시나리오와 고유가·저유가 시나리오로 나눠 전망한 결과다.
최근 세계경제 회복세로 원유 수요가 증가하고 주요 산유국의 감산 논의가 가세해 국제 유가는 급등했다. 특히 국내 수입이 많은 중동산 원유의 기준가를 형성하는 두바이유는 지난해 4월 말 배럴당 19달러에서 지난 5일 66달러로 3배 이상 올랐다.
KDI는 두바이유가 70달러까지 추가로 오르는 고유가 상황에서는 기존에 예측한 올해 물가 상승률(0.7%)에 0.8%포인트를 더할 것이라며 경제성장률 전망치(3.1%) 역시 생산과 무역 확대 효과로 0.7%포인트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유가를 최근 평균치인 배럴당 60달러로 가정한 시나리오에서는 물가 상승률이 0.6%포인트, 성장률은 0.5%포인트 각각 상승할 것으로 분석했다.
아울러 두바이유 기준 국제 유가가 지난해 평균 42.25달러에서 올해 60달러로 오른다고 가정하면 민간 소비는 최대 10조 5,000억 원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유가 상승에 따른 석유제품 가격 상승이 비석유제품까지 전가되면 경제 전체의 구매력은 1.0% 감소하고 가계의 소비지출 부담은 1.2%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유가 변동이 물가와 성장률에 미치는 요인만 분석한 것”이라며 “올해 물가와 성장률 전망치는 종합적으로 분석해 구체적인 수치를 (다음 주) 경제 전망에서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우영탁 기자 ta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