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의 차량용 반도체 보릿고개가 오는 6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5월 들어 악화한 재고 상황이 6월까지 이어지며 각 공장별 휴업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노사 간 수차례의 긴급 회의를 통해 각 공장별 부품 재고 현황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6월까지 울산 공장 등 국내 생산 공장들의 휴업이 불가피하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 둘째 주까지는 4공장의 포터 라인(42부)이 6~7일 가동 중단된 것 외에 전 공장이 정상근무를 했지만 셋째 주부터 공장별 자재 공급 상황에 따른 휴가 유무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매주 반도체 재고 상황을 체크해 주 단위로 공장별 생산 계획을 정하고 있다.
현대차가 재고 부족을 겪는 부품은 울산 공장의 경우 전방카메라·구동모터·세타엔진 전자제어장치(ECU)·클러스터(계기판)반도체 등이다. 아산공장도 세타엔진 ECU 부품 부족을 겪고 있다.
4공장 포터 라인이 멈춘 것도 클러스터 반도체 부족 때문으로 4공장도 셋째 주 주중부터 자재 공급 차질로 휴무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공장별 재고 현황을 체크하며 제네시스 시리즈, 팰리세이드 등 인기 모델과 스타리아 등 신제품을 중심으로 재고를 몰아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울산2공장에서는 GV80·GV90·팰리세이드 등이 생산되고 있는 만큼 현대차는 이를 핵심 공장으로 보고 있다. GV80과 GV90의 주요 반도체 부품 (클러스터·승객감지센서 등)은 현재 5월 중순까지만 생산 물량이 확보된 상황이다.
이 밖에 싼타페·팰리세이드도 ECU 부품이 부족해 타 차종 물량을 조정해 생산 대응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공장 전체의 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AVN) 관련 부품이 필요한 재고의 60%만 확보돼 있는 상황으로 생산 수요 대비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재고 부족에 따라 5월 전 공장 특근은 어렵고 이후 공장별 휴업을 진행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기아도 다음 주 일부 공장 휴업 여부를 예의 주시하며 재고 관리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최근에는 반도체가 필요한 사양들을 빼는 대신 가격을 인하해 주는 ‘마이너스 옵션’까지 내놓았다. 사전 예약 돌풍을 일으킨 전기차 EV6의 생산 정상화를 위해서는 반도체 확보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차량용 반도체 재고 정상화를 올 3분기로 전망했으나 연말까지 장기화될 가능성도 크다. 이렇게 될 경우 올해를 전기차 도약의 원년으로 삼은 현대차그룹의 전동화 시장 선점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전기차의 경우 기존 내연기관차보다 반도체가 2~3배 더 많이 필요하다.
/변수연 기자 dive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