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공매도 재개 우려에도 지난 주 장 중 3,200선을 다시 넘어서는 등 견조한 흐름을 보인 가운데 이번 주 강보합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인플레이션을 경계하는 시각이 있는 반면 미국의 고용지표가 예상을 크게 밑돌아 통화 정책 변화를 거론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견해도 있다. 국내 증권사들은 이번 주 코스피 지수 예상 구간을 3,130~3,240선으로 예상했다.
증권가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5월 2주 대체로 강보합 장세를 전망했다. 하나금융투자는 3,130~3,230을, 한국투자증권은 3,140~3,240선을 예상 지수로 제시했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미국과 중국의 물가지표에 주목하며 중립적인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뉴욕증시는 지난주 상승을 보이면서 주간 증시를 마무리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는 각각 3만 4,777.76, 4,232.60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나스닥도 1만 3,752.24로 거래를 마감했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4월 고용 지표가 예상을 크게 밑돌았다는 사실을 주목했다. 미 노동부는 4월 비농업 부문 고용이 26만 6,000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시장 예상치인 100만 명 증가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최근 여러 경제 지표가 잘 나오면서 미 연준의 통화 정책이 예상보다 빠른 시점에 ‘정상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컸었다. 하지만 이번 결과로 걱정은 다소 덜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 시장은 우선 안도감을 나타냈지만 통화 정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다른 지표를 계속해서 예의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2일 공개될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대표적이다. 작년 동기 대비 3.6% 상승을 보일 것이라는 게 현재 시장 전망치다. 이 보다 높게 나올 경우 금리를 자극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재선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 위원들은 공급 부족에 따른 인플레이션 급등이 일시적일 것으로 판단해 통화정책 변화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며 “5월 경제 지표에도 물가 상승 압력이 확인된다면 6월 FOMC에 가까워질 수록 시장은 연준의 테이퍼링 조기 언급 가능성에 대해 경계심리를 강화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공매도가 재개된 지난 주 코스피는 1.58%의 상승을 보였다. 김성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가 부분 재개되면서 수급 변동성이 확대됐다”면서도 “하지만 펀더멘털 측면에서 달라진 부분은 별로 없다”고 분석했다.
다만 기업의 이익체력(펀더멘털)에 기반한 접근이 필요한 시기라는 게 다수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설태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공매도의 순기능이 적정가격 발견임을 고려할 때 이익 개선이 기대되는 기업은 공매도가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며 “펀더멘털 개선이 기대되는 기업의 주가가 수급 영향으로 지속해서 하락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완기 기자 kinge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