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송유관 사이버 테러’에 비상사태 선언... 휘발유 가격 한때 4% 급등



미국 최대 송유관 운영사가 ‘사이버 테러’를 당한데 따라 미국 정부가 긴급 연료 공급을 위한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국제유가 급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9일(이하 현지 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교통부는 이날 송유관 가동 중단으로 인한 연료 부족 사태를 막기 위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가솔린과 디젤, 항공유 등 연료와 기타 석유 제품을 포함해 구호품 등을 필요한 곳에 즉각 전달하게 된다.


전날 송유관 운영사인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은 성명을 통해 “랜섬웨어를 사용한 사이버 공격을 알게 된 후 가동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랜섬웨어는 컴퓨터 시스템에 침투해 중요 파일에 대한 접근을 차단한 뒤 이를 풀어주는 대가로 금품을 요구하는 악성 프로그램이다.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은 미 동부 지역에서 소비하는 석유 정제 제품의 절반 가량을 공급하는 만큼 막대한 피해가 불가피하다.


이번 사태가 장기화하면 국제유가 급등을 부추길 가능성이 있다. 실제 일요일인 이날 미국 현지에서 휘발유 가격은 한때 4% 이상 껑충 뛰었다가 다시 하락하며 전날보다 2% 오른 갤런 당 2.16달러를 기록했다. 석유 공급 중단에 따른 ‘사재기’도 점차 시작되는 분위기다. 시장 조사업체 가스버디에 따르면 지난 8일 콜로니얼 파이프라인 송유관을 통해 석유를 공급 받던 지역의 석유 수요는 전주에 비해 4% 가량 증가했다. 패트릭 데한 연구원은 “아직은 사태 수습에 여유가 있는 모습이지만, 며칠이 지나도 진전이 없다면 상황이 심각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양준 기자 mryesandno@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