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사망 의대생’ 친구 父子 10시간 조사…"'골든'은 가수 언급인 듯"

9일 참고인 신분으로 다른 공간 분리돼 조사
친구 어머니 휴대폰도 임의제출 받아 포렌식
동영상서 언급된 '골든'은 취미생활 관련 발언
목격자 외에 가치 있는 제보 들어와 정밀분석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택시승강장 인근에서 경찰이 고(故) 손정민 군 친구 휴대폰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이 서울 한강공원에서 술을 마시다 실종된 후 닷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손정민(22) 씨와 함께 술을 마신 친구 A씨와 친구 아버지 B씨를 불러 조사했다.


10일 장하연 서울경찰청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친구와 친구 아버지가 어제(9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고 전했다.


A씨에 대한 조사는 10시간가량 진행됐다. 당시 변호인이 경찰 조사에 같이 참석했으며 아버지 B씨와는 분리된 공간에서 조사 받았다. 경찰은 이날 조사를 통해 실종 당일 A씨와 손씨의 동선을 재구성할 예정이다. 다만 경찰은 “구체적 수사 상황은 전체 진실 발견이 덜 된 상태에서 또 다른 의혹 제기나 예단이 될 수 있어 밝힐 수 없다”고 전했다.


아울러 경찰은 A씨 어머니 C씨의 휴대전화를 지난주 임의제출 받아 포렌식 분석 작업을 마쳤다. 손씨 실종 당일인 지난달 25일 새벽 3시 30분께 A씨가 부모와 통화한 기록이 확인됐는데, 구체적인 통화 내역 등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당시 A씨는 부모와 통화에서 A씨가 취해 잠들었는데 깨울 수가 없다는 취지로 이야기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시 잠에 들었다 오전 4시 30분께 잠에서 깬 A씨는 홀로 집으로 돌아갔는데, 잠들었다가 깨어났을 때 손씨가 주변에 없어 먼저 귀가한 것으로 생각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손씨의 휴대전화에서 발견된 동영상에 담긴 ‘골든’이라는 단어는 취미생활과 관련된 것이라고 추정했다. 최근 손씨 아버지 손현씨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정민씨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마지막 동영상에서 손씨가 A씨에게 ‘골든 건은 네가 잘못했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파악하기로는 ‘골든’이라는 가수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며 “‘레이블’등 힙합 용어들이 나온 것을 봐서 서로 우호적인 상황에서 공통 관심사를 이야기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은 실종 당일 손씨와 A씨에 대해 분석 가치가 있는 추가 제보가 접수돼 정밀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까지 경찰은 5개 그룹에서 총 7명의 목격자 진술을 확보한 상태였다. 경찰은 추가 제보와 진행 중이던 폐쇄회로(CC)TV·블랙박스 분석을 통해 실종 당일 손씨와 A씨의 동선과 함께 제기된 의혹을 확인해나갈 방침이다.


아울러 사라진 A씨의 휴대전화를 찾는 작업도 계속된다. 경찰은 한강경찰대와 기동대를 투입해 한강공원 인근 수풀 등지를 수색하며 A씨의 ‘스페이스 그레이’ 색상의 ‘아이폰 8’ 휴대전화를 찾고 있다. 손씨 실종 당일 A씨에게 손씨의 휴대전화가 있었지만, 정작 A씨의 휴대전화는 실종 당일 오전 7시께 전원이 꺼진 뒤 2주 가까이 행방이 묘연하다.


경찰과 민간수색팀은 휴대전화 및 유류품을 찾기 위한 수색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도 민간 심해잠수팀 3명 등 민간수색요원들이 반포한강공원 인근 수중을 수색할 예정이다.


중앙대 의대에 재학 중이던 손씨는 지난달 24일 오후 11시께부터 25일 새벽 2시께까지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A씨와 술을 마시다 실종됐다. 실종 닷새 만인 지난달 30일 손씨는 한강 수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당일 손씨와 A씨의 구체적인 행적 등을 조사하는 한편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손씨의 부검을 의뢰해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장 청장은 “서초경찰서 강력팀 7개팀 전체와 서울경찰청, 한강순찰대와 기동대에서도 매일같이 관련 증거 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사전 예단 없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심기문 기자 do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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