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IET, 밸류에이션 너무 높았나…상장 첫 날 20% 이상 급락

시초가 21만원 형성 후 21% 하락
상장 첫 날 유통주식 수 15.04%…SK바사·바이오팜보다 많아
증권가 "기업가치 너무 높아"…적정 주가 14만~18만원 제시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공모주 일반청약 마지막 날인 29일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영업부에서 청약을 위해 방문한 투자자들과 직원들이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이호재기자


81조원의 증거금이 모이며 역대급 흥행 기록을 세웠던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이하 SK IET)가 코스피 시장에 상장했으나 기대와는 달리 급락폭을 키웠다. 뜨거웠던 청약 열기를 반영해 상장 첫날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형성된 후 상한가)’을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으나, 20% 이상 낙폭을 키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요예측 당시 SK IET의 밸류에이션이 고평가 됐다는 의견을 내세우며 적정 목표주가를 14만~18만원으로 제시했다.


11일 오전 9시 30분 유가증권 시장에서 SK IET는 시초가(21만원) 대비 21.43%(4만5,000원) 내린 16만5,000원에 거래 중이다. 시초가는 오전 8시 30분에서 9시까지 호가를 접수해 공모가의 90~200%에서 결정하는데 SK ITE의 공모가가 10만 5,000원인 점을 감안했을 때 시초가는 21만 원에서 결정됐다.


SK IET의 상장 당일 유통되는 주식 수는 전체 주식의 15.04%인 1,072만여주다. 일반 공모주 641만7,000주, 기관 물량 1,214만여주 중 의무보유확약기간이 없는 430만여주 등이 그 대상이다. 이는 SK바이오팜(13.06%), SK바이오사이언스(11.6%)보다 많은 수준이다. 현재 SK IET는 524만주 이상이 거래되며 유통주식 중 50% 가량이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증권가들은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SK IET의 기업가치가 고평가 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SK IET가 보유한 기술이 글로벌 탑 티어 분리막 업체 중 하나지만, 벌어들이는 이익이 그리 크지 않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SK IET의 지난해 매출과 순이익은 4,693억 원, 882억 원 규모다. 지난해 이익을 기준으로 계산한 공모가의 주가수익비율(PER)은 85배에 이른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적정 목표 주가를 14만~18만원 수준으로 제시했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차 전지 소재 업체들의 PER이 40~120배까지 넓게 분포해 있는 상황에서 SKIET의 적정 가치는 다른 업체 대비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을 부여받을 수 있냐에 따라 달라진다”며 “자본력, 케펙스 진입 장벽, 원가구조 등을 고려했을 때 목표주가로 14만8,000원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한편 SK IET가 ‘따상’에 실패함에 따라 SK그룹의 시가총액도 200조원에서 머무르게 됐다. SK IET는 시가총액 11조원으로 32위에 머물렀다.


/박시진 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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