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나흘 앞두고 저작권분쟁 레미제라블 콘서트

프랑스 뮤지컬팀 레미제라블 콘서트에
英 제작사·韓 파트너사 "저작권 침해"
콘서트 제작사 "佛버전 공연…문제X"
양측 법적 대응 시사 속 관객들 혼란만

오는 15~23일 서울과 부산에서 공연 예정인 프랑스 오리지널팀 내한 콘서트 ‘레미제라블’의 출연진/사진=K&P엔터테인먼트

오는 15~23일 서울과 부산에서 예정된 프랑스 오리지널팀 내한 콘서트 ‘레미제라블’이 공연을 코앞에 두고 저작권 분쟁에 휘말렸다.


11일 공연업계에 따르면, 영국의 뮤지컬 ‘레미제라블’ 제작사 카메론 매킨토시사(CML)의 파트너사인 레미제라블코리아는 전날 “‘프랑스 오리지널팀 내한 콘서트 레미제라블’은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저작권자인 작사가와 작곡가, 오리지널 제작사인 CML에게서 승인받지 않은 공연”이라며 “저작권에 대한 심각한 침해이므로 개최돼선 안 된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냈다. 이들은 “해당 콘서트는 전 세계 어디에서도 제작된 적 없는 프로덕션”이라며 “한국 제작사가 저작권자들과 아무 협의 없이 신규 제작하고 프랑스 에이전시를 통해 배우들만 섭외해 출연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수차례 해당 제작사에 저작권 침해 중지 및 공연 내용 수정 요청을 했지만, 상대가 협의를 중도에 거부하고 공연을 강행하고 있음을 알리며 “법적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레미제라블코리아가 ‘프랑스 오리지널팀 내한 콘서트 레미제라블’의 저작권 침해를 주장하며 공연 중단을 요구한 안내문/사진=레미제라블코리아

이 같은 주장에 콘서트 제작사인 K&P 엔터테인먼트는 “무분별한 공연 방해”라며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맞불을 놨다. K&P는 이날 반박 보도자료를 내고 “당사가 준비 중인 콘서트는 영국의 카메론 매킨토시, 그리고 레미제라블 코리아가 제작하는 영어 버전 뮤지컬과는 무관한 프랑스어 버전”이라며 “프랑스 공연단이 내한해 프랑스어로 실연하는 콘서트”라고 강조했다. 같은 내용의 콘서트는 이미 프랑스 타 제작사에 의해 한국과 대만, 중국, 네덜란드 등에서 투어 공연을 펼친 바 있으며 단 한 번도 저작권 문제로 중단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콘서트 타이틀에 붙은 ‘오리지널’ 표현에 대해서도 매킨토시에 의해 1985년 영어로 제작된 것이 아닌 이보다 앞선 1980년 프랑스 파리에서 프랑스어 버전으로 최초 선보인 작품을 지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K&P 측은 이번 콘서트가 법률 검토를 이미 마친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이들은 “뮤지컬이 아닌 콘서트 형식의 극은 저작권자의 사전 승인을 받는 형태가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공개된 음원을 각국의 저작권 협회에 사용 신청해 저작권료를 정산함으로써 완료된다는 법률적 검토를 얻었다”며 “저작권 전문 변호사의 의견에 근거한 합법적인 절차를 밟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레미제라블코리아 측의 우려로 포스터와 공연 제목, 관련 정보를 조율했지만, 상대의 부당한 요구가 계속됐다”며 “공연을 무산시키려는 무분별한 방해에 법적 조치를 진행하겠다”고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양측의 첨예한 대립 속에 혼란스러운 건 관객들이다. 국내에서도 인지도가 있는 배우 로랑 방의 참여로 일찌감치 표를 잡아놓은 관객들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개막을 나흘 앞둔 시점에 저작권 문제가 불거지면서 일각에선 콘서트가 일정대로 추진될 수 있겠느냐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만 K&P 측은 예정대로 공연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송주희 기자 ss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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