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회복세' 美 수출 139% 뛰었다

승용차·車부품·반도체 등 호황 힘입어
이달 1~10일 수출액 81% 늘어 125억弗
하루 수출액도 22억弗…3년 만에 최고치

지난 4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와 야적장에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다./연합뉴스


이달 들어 지난 10일까지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0% 넘게 증가했다. 글로벌 경기 회복세에 자동차와 반도체가 폭발적인 수출 증가세를 이끌었다. 수출 실적이 지난해 11월 이후 7개월 연속 상승 랠리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기저 효과를 뛰어넘어 수출이 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1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124억 8,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1.2%(55억 9,100만 달러) 늘었다. 조업 일수를 반영한 일평균 수출액은 22억 7,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7% 올랐다. 일평균 금액 기준으로 2018년 5월 1~10일의 23억 2,000만 달러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이 기간 조업 일수는 5.5일로 지난해에 비해 0.5일 많았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5월 초에 노동절과 어린이날 휴일이 있어 기업들이 출하를 당겨 하다 보니 하루 평균 수출이 많이 늘어난 측면도 있다”면서 “하지만 최근 수출 관련 업황이 워낙 좋아 이번 달에도 좋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품목별로 승용차(358.4%)와 자동차 부품(316.6%) 수출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코로나19의 대유행 속에 미국과 유럽의 이동 중지와 자택 격리 여파로 자동차 생산이 전 세계적으로 큰 차질을 빚었던 데 따른 기저 효과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관측된다. 반도체도 51.9% 오르며 오름세를 이어갔고 석유제품은 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128.2% 늘었다.


국가별로는 미국(139.2%), 유럽연합(123.2%), 중국(45.5%)을 중심으로 크게 늘었다. 이외 일본과 베트남·중동 등에 대한 수출도 증가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과 유럽·중국 등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산업 피해를 크게 받았던 지역들”이라며 “이들 지역에서 빠르게 경기가 회복되며 수출이 폭발적으로 반등했다”고 설명했다.


수출 실적의 상승세는 7개월 연속으로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수출이 511억 9,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41.1%나 늘어 2011년 1월 이후 1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뛴데다 이달 들어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졌기 때문이다. 올해 1월부터 이달 10일까지 누계 수출액은 2,101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1.2%(368억 1,000만 달러)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단 수출 회복은 전일 문재인 대통령의 4% 성장 목표를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수출이 바탕이 되는 가운데 확장적 재정 정책으로 내수 부양을 한다면 11년 만에 4% 성장이 어렵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수출 회복세가 기저 효과로만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고 이 같은 수출 호조가 이어진다면 4%대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확장 재정 정책으로 경기 과열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게다가 4% 성장을 한다고 해도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는 고용 없는 성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여전히 높다. 자칫 수출과 재정 지출을 통해 달성한 성장률의 환상에 빠져 백신 수급 등을 소홀히 할 경우 내년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나온다.


한편 이달 10일까지 수입액은 146억 4,1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1.5%(49억 7,800만 달러) 늘었다. 품목별로 보면 원유(202.0%), 반도체(24.1%), 석유제품(184.7%), 승용차(209.9%)에서 증가했다. 반면 무선통신기기(-3.2%)와 석탄(-19.3%) 수입은 감소했다.


/세종=우영탁 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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