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문특파원의 차이나페이지] <91> '14억1,178만' 대국 인구보다 더 눈길 가는 '1,200만' 출생아 숫자

■ 中 ‘제7차 인구센서스’ 들여다보기

지난 10일 중국 베이징의 한 공원에서 할머니가 손주를 돌보고 있다. 휠체어에 앉은 노인들의 모습에 중국의 저출산·고령화 문제가 묻어난다. /AP연합뉴스

“전면적인 두자녀 정책이 효과를 봤다. 출생인구 규모가 크다. 2016년과 2017년 출생아가 큰 폭으로 증가해 각각 1,800만명과 1,700만명을 넘었다. 2018년 이후로 출생아 숫자가 다시 떨어졌는데 잠정집계로는 2020년 1,200만명이다. 이 규모도 작지는 않다.”


닝지저 중국 국가통계국장은 11일 오전의 ‘제7차 인구센서스’ 발표 기자회견장에서 한시간여 동안의 회견 마지막에 아무일 아닌 듯이 이런 내용을 언급했다. 이 발언에는 다소 설명이 필요하다. 이날 공개된 ‘인구조사’ 결과와는 다소 다른 측면의 인구통계라서다.


중국은 이른바 ‘개혁개방’이 시작된 지난 1978년부터 유지하던 악명높은 ‘한가정, 한자녀 정책’을 지난 2016년부터 완화해서 한가정에 자녀 두명까지 가질 수 있게 했다. 중국 출생아 숫자는 1987년 2,508만명에서 점차 떨어져 2015년 1,655만명까지 내려앉았다. 중국 정부의 긴급 처방에 2016년 출생아 숫자가 1,786만명으로 반등했지만 ‘약발’은 얼마가지 못했다. 2017년에는 1,723만명으로 줄었고 다시 2018년 1,523만명, 2019년에는 1,465만명까지 떨어졌다.


2020년 출생아 숫자가 이날 처음 공개됐는데 닝 국장이 이를 “1,200만명”이라고 한 것이다. 30여년만에 출생률이 반토막 난 셈이다. 특히 지난해 출생아 숫자가 딱 떨어지는 1,200만명일 경우 전년도에 비해 무려 18.1%가 하락한 셈이 된다. 닝 국장은 이날 “출생인구 감소는 적정연령 여성 수가 감소한데다 출산 시기가 늦춰지고 양육 비용이 늘어나는 등의 요인이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총인구 규모를 따질 경우 이민자는 배제해도 될 정도로 미미하기 때문에 출생과 사망으로만 보면 된다. 중국에서 매년 사망자는 평균 1,000만명이다. 지난 2019년에는 998만명이었다. 지난해 집계는 아직 공개가 안됐지만 역시 1,000만명 선을 약간 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중국의 출생아 숫자가 현재의 속도로 하락한다면 이르면 올해, 늦어도 2022년이나 2023년에는 중국 총인구가 감소세로 전환한다는 의미다. 이웃나라인 한국은 2020년에, 일본은 2011년에 각각 총인구의 감소가 시작됐다.




중국 인구가 마지막으로 감소한 때는 마오쩌둥 시기 대약진운동이 초래한 대기근으로 수천만명이 사망한 1961년이었다. 내년이나 후년에 인구가 감소한다는 것은 평화시대에 줄어든다는 의미다. 한국이나 일본 등의 사례를 보면 한번 감소한 인구를 되돌리기는 쉽지 않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1월 중국의 총인구가 2027년에 정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바 있다. 이는 벌써부터 어긋나고 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영문 자매지인 글로벌타임스도 최근 “이르면 2022년에 인구 감소가 시작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인구 학자 허야푸는 “최근 수년간 사망자와 신생아 수의 차이가 좁혀졌고 2022년에 사망자 수가 신생아 수보다 많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경제적으로도 아직 개발도상국에 속하는 중국에서 인구구조 급변화는 결국 성장에까지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노동력 공급의 감소가 노동비용을 늘리고 여기에 노인인구 증가로 소비는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2035년까지 국내총생산(GDP) 두 배를 달성하려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노력도 물거품이 될 전망이다.


중국이 현재 ‘두자녀 정책’마저 폐지하고 완전 자율로 할 가능성도 있지만 이것이 출생아를 늘리는 데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듯하다. 중국 정부의 정책 변화와는 상관없이 이미 사회적 분위기가 저출산으로 정착돼 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해초 출생과 사망 신고 숫자를 기준으로 2019년말 현재 중국 인구를 14억5만명으로 추산 발표했다. 2019년 한 해 동안 467만명이 늘어났다고 봤다. 그런데 이날은 지난해 10월말 현재 ‘제7차 인구센서스’ 결과 총인구가 14억1,178만명이라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지난해 1~10월 사이에 1,200만명 가까이 늘었다는 것인데 이는 논리적으로도 맞지 않는다. 14억5만명(2019년말)에 오류가 있든지 14억1,178만명(2020년 10월말)이 오류든지 아니면 둘 다 오류든지, 이들 셋 중에 하나다. 중국의 통계 산출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닝지저 중국 국가통계국장이 11일 ‘제7차 인구센서스’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된 ‘제7차 인구센서스’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말 현재 중국의 총인구는 14억1,177만8,724명이다. 일부에서 작년에 인구 감소를 우려했지만 모두 빗나갔다. 세계 최대의 인구대국임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는 평가다.


이번에 중국 총인구는 10년전 ‘제6차 인구센서스’ 때의 13억3,972만4,852명보다 7,205만3,872명(5.38%)이나 늘었다. 연평균 0.53% 증가한 수치다. 연평균 증가율은 2차 조사(1954~1964년) 때 1.61%, 3차 조사(1965~1982년) 2.09%, 4차 조사(1983~1990년) 1.48% , 5차조사(1991~2000년) 1.07% , 6차 조사(2001~2010년) 0.57% 등으로 1982년을 피크로 매년 급격히 줄고 있다.




7차 인구센서스 결과로는 전반적으로 성적이 나쁘지 않았지만 최근 들어, 특히 코로나19와 경기둔화가 함께 닥친 지난해의 인구증가폭 축소는 심각한 상태로도 볼 수 있다.


이번 인구센서스 결과에는 현재 중국을 이해할 수 있는 흥미로운 내용이 많다. 중국을 보통 전체 국토를 동부와 중부, 서부, 동북부(만주) 4구역으로 나누는데 이번 조사에서 동부 인구는 39.93%, 중부는 25.83%, 서부는 27.12%, 동북부는 6.98%을 차지했다. 이중에서 2010년과 비교하면 동부(2.15%p)와 서부(0.22%p)는 증가한 반면 중부(-0.79%p)와 동북부(-1.20%p)는 감소했다. 해당 지역이 경제개발 정도에 따라 인구유출입이 발생한 것이다.


세부적으로 이번 조사에서 31개 성·자치구·직할시 인구를 보면 성 단위 가운데 광둥성이 1억2,601만명(전체에서 8.93%)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산둥성이 1억153만명(7.19%), 장쑤성 8,475만명(6.00%), 쓰촨성 8,367만명(5.93%) 순이었다. 직할시 가운데는 베이징이 2,189만명, 상하이가 2,487만명, 충칭이 3,205만명, 텐진이 1,387만명 등이었다.


지난 2010년에 비해 지난해 인구 비중이 늘어난 곳은 광둥성(7.79%→8.93%), 저장성(4.06%→4.57%), 광시좡족(3.44%→3.55%), 구이저우성(2.59%→2.73%), 베이징(1.46%→1.55%) 등이다. 신장위구르 인구비중도 같은 기간 1.63%에서 1.83%로 크게 늘어났는데 이는 한족의 대거 이주 때문으로 해석된다.


전체 인구 구성비를 보면 남성 인구는 7억2,334만명으로 51.24%를 차지했다. 여성 인구는 6억8,844만명으로 48.76%에 그쳤다. 성비(여성 100명당 남성 인구)는 105.07로, 2000년 106.74에서 점차 개선되는 모습이다. 다만 출생시 성비는 111.3으로 인위적 조작을 가하지 않는 정상적인 성비인 103~107에 비해 월등이 높다.


이를 지역별로 나누면 남성이 상대적으로 더 많은 곳은 광둥성(53.07%), 하이난성(53.02%), 저장성(52.16%), 상하이(51.77%) 등 동남부 연해 지역에 집중됐다. 저개발지역이면서도 비(非)한족 소수민족이 거주하는 티베트(시짱)(52.45%)와 신장위구르(51.66%)의 남성 비율도 높았다. 베이징은 51.14%로 평균 수준이었다. 반면 랴오닝성(남성 49.92%)와 지린성(49.92%) 등 만주의 두 지역은 여성의 비율이 더 높았다.


지난해 평균 호별 인구는 2.62명으로 10년전(3.10명)보다 0.48명이나 줄어들었다. 중국도 핵가족화가 진행되는 것을 보여준다.




연령대별 인구 분포는 14세 이하가 17.95%, 15∼64세는 68.55%, 65세 이상은 13.5%로 조사됐다. 65세 이상이 14%를 넘을 경우 ‘고령사회’로 취급된다는 점에서 중국도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 중인 셈이다.


한국의 경우 지난 2016년에 65세 이상 인구가 13.5%였고 이듬해 2017년에 14.0%로 고령사회에 진입했었다. 중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1만달러 초반으로 한국의 3분의 1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중국은 ‘부자가 되기도 전에 늙어가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65세 이상 인구가 특히 많은 곳은 랴오닝성(17.42%), 충칭(17.08%), 쓰촨성(16.93%), 상하이(16.28%) 등이었다. 베이징은 13.30%로 전국 평균과 비슷했다.


다민족 국가의 특성상 민족별 인구구성도 복잡하다. 전체 인구 가운데 주류인 한족(漢族)은 12억8,631만명으로 비중은 91.11%였다. 반면 55개 비한족은 겨우 1억2547만명으로 8.89%에 그쳤다. 이것도 한족 인구가 2010년에 비해 4.94% 증가한데 비해 비한족의 인구는 10.26% 늘어난 결과다.


이날 국가통계국은 중국 본토 외에 홍콩(747만4,200명), 마카오(68만3,218명), 대만(2,356만1,236명)까지 함께 더한 중화권 전체 인구를 14억4,349만7,378명이라고 밝혔다.



지난 3일 중국 베이징의 톈안먼광장에 노동절 연휴를 보내는 중국인들로 인산인해다. 중국의 인구감소로 이런 모습도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 /AP연합뉴스

중국은 10년마다 인구센서스를 진행한다. 국가통계국은 당초 발표 시점을 4월 초로 잡았지만 한 달이나 늦었는데 이날 이에 대한 이유도 설명하지 않았다. 블룸버그통신은 “인구감소 속도가 빨라지면서 출산율 제고, 정년 연장, 후커우 개혁 등 중국 정부의 정책수정이 더욱 시급해졌다”고 전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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