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VIP프리뷰를 시작으로 14~16일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열리는 ‘아트부산’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최근 부동산·주식에서 눈을 돌린 투자자들이 아트테크(미술품 재테크)에 관심을 쏟는 가운데 국제 아트페어부터 다양한 미술관·갤러리의 전시가 줄을 잇는 부산으로 미술 애호가와 초보 컬렉터들의 발길이 향하고 있다. 이번 주말 부산은 말 그대로 ‘아트 위크(Art Week)’다.
올해 아트페어의 포문을 열며 지난 3월 개최된 화랑미술제가 72억 원, 지난 달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BAMA)가 65억 원으로 각각 역대 최대 규모의 매출을 올린 가운데 아트부산이 그 바통을 이어받는다. 코로나19로 시장이 위축됐던 지난해 11월 열린 아트부산의 경우 관람객은 2만3,000여 명에 그쳤지만 150억 원의 판매고를 올렸다.
굵직한 해외 갤러리 18곳에 국내 갤러리 92곳이 가세한 총 110개 참여화랑 부스가 주인공이지만, 10개나 마련된 특별전은 놓치기 아깝다. 지난 2019년 영국 런던 테이트모던에서 열려 관람객들을 환호하게 한 올라퍼 엘리아슨의 관객 참여형 미디어 작품이 최고 명물로 꼽힐 듯하다. 하얀 벽을 비추는 7가지 색의 조명이 빛과 그림자, 관람객의 실루엣 간 상호작용을 통해 작품과 물아일체 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물고기 모양의 알루미늄 풍선이 둥둥 떠다녀 마치 큰 어항 속에 들어간 듯한 착각이 든다면 필립 파레노의 설치작품임을 알아채야 한다. 런던의 유명 화랑 ‘필라 코리아스’가 꾸민 특별전으로, 섬세하게 일정한 속도로 움직이는 물고기 작품을 통해 흐르는 시간까지도 느낄 수 있다.
아트페어 부스 자체를 작품으로 만드는 ‘머스터 프로젝트’는 이번 아트부산에서 처음 시도된다. 독일 추상표현주의 작가 귄터 포그의 작품 10점이 여러 브랜드와 협업해 선보인다. 이 외에도 현대 한국화가 손동현이 기획한 신진작가 기획전, 일반인 컬렉터 임정열의 컬렉션 전시 등은 ‘미술투자 초보’에게 유익하다.
부산시립미술관에서는 팬데믹 시대의 인간에게 예술이 주는 위로와 치유의 메세지를 담은 기획전 ‘이토록 아름다운’이 한창이다. 해운대구 그랜드조선호텔 4층에 자리잡은 가나아트갤러리 부산점에서는 찐득한 물감에 풍자와 해학을 담는 사석원의 개인전 ‘새벽광야’가 오는 30일까지 열린다. 해운대의 명소 달맞이고개의 조현화랑은 ‘예술이 된 가구’로 명성을 쌓은 최병훈 작가의 개인전을 13일 개막한다. 실용적 가구에 예술가의 창의성, 디자이너의 감각, 공예가의 기술을 담아 만든 작품들이다.
수영구 고려제강의 옛 공장을 개조한 F1963에는 수도권 외 지역에는 처음 개관한 디자인 전문의 현대모터스튜디오와 국내 최정상 화랑인 국제갤러리가 관람객을 기다린다.
을숙도에 들어선 부산현대미술관에서는 방탈출 게임을 활용한 전시 ‘시간여행사 타임워커’가 열리고 있다. 철새 도래지로 유명한 미술관 자리 을숙도를 배경으로 미래의 가상 여행사 ‘타임워커’가 개발한 타임머신이 불시착한 사건 속으로 관객이 직접 참여하는 놀이형 전시다.
/조상인 기자 ccs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