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팔 공동 창업자이자 미국의 억만장자 투자자인 피터 틸(사진)이 새로 설립될 암호화폐거래소 투자자로 나섰다. ‘핀테크 1세대’ 기업을 이끌었던 그의 ‘베팅’에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고무된 반응을 보였다.
11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암호화폐 업체 블록원은 새로운 암호화폐거래소인 ‘불리시글로벌’을 연내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블록원은 암호화폐의 한 종류인 ‘이오스(EOS)’ 개발사이기도 하다. 블록원 측은 후원자인 틸을 비롯해 루이스 베이컨, 앨런 하워드 등이 불리시글로벌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또 일본 최대 금융그룹인 노무라와 홍콩·독일 자산가들로부터도 투자금을 모았다고 덧붙였다.
블록원은 암호화폐거래소답게 불리시글로벌의 종잣돈 총 100억 달러(약 11조 2,300억 원) 가운데 대부분인 97억 달러를 비트코인 16만 4,000개로 채우기로 했다.
불리시글로벌은 철저한 ‘탈중앙화 분산형 금융(Defi·디파이)’ 거래소로 구축될 예정이다. 각각의 거래는 거래소 중앙 시스템을 거치는 것이 아니라 개별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이뤄지며 결제와 청산도 개별적으로 진행된다. 현재 암호화폐 시장에서 디파이는 가장 주목도가 높은 기술이기도 하다. JP모건에 따르면 디파이 시장은 올해 초 150억 달러에서 현재 650억 달러로 단기간에 급속히 성장했다.
암호화폐 기술 업계의 한 관계자는 “블록원은 다년간의 블록체인 기술 운영 경험을 가진 만큼 다른 거래소에 비해 경쟁력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이오스 가격이 한때 50% 가까이 오른 개당 13.65달러에 거래되는 등 암호화폐 시장은 핀테크 투자자들의 합류 소식에 환호성을 질렀다. 틸은 미국을 비롯해 글로벌 정보기술(IT) 업계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는 ‘페이팔 마피아’ 중 한 명인데 틸과 페이팔 공동 최고경영자(CEO)였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를 비롯해 유튜브 창업자 스티브 첸, 비즈니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링크드인’을 만든 레이드 호프먼 등이 페이팔 마피아의 멤버다.
/조양준 기자 mryesandn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