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구글 모회사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미국 거대 기술 기업들이 인텔 등 자국 반도체 기업과 함께 새로운 로비 단체를 만들었다. 미국 내 반도체 칩 제조 역량 확대를 위해 정부와 의회를 압박하려는 의도다. 아울러 이들 빅테크는 정부의 반도체 부족 해결 노력이 자동차 업계에 집중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11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애플·알파벳·MS·아마존웹서비스(AWS)·AT&T·시스코·제너럴일렉트릭(GE)·버라이즌 등 칩 수요 기업들은 이날 인텔·엔비디아·퀄컴 등 반도체 기업들과 함께 ‘미국반도체연합(SAC)’ 결성을 선포했다.
이들은 미 의회에 서한을 보내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의회에 요청한 ‘미국을 위한 칩 법(CHIPS for America Act)’을 조속히 통과시켜달라고 요구했다. 이는 미국 내 반도체 생산과 연구개발(R&D) 역량 강화를 위해 500억 달러를 투입하는 내용이다. 이들은 서한에서 “정부의 예산 지원은 미국의 공급망 재건에 필요한 추가적인 역량을 갖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에 결성된 SAC에는 완성차 업체들은 들어가지 않고 기술 기업과 반도체 기업만 참여했다. 기술 기업들은 반도체 부족을 해결하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움직임이 자동차 산업에 집중되는 데 불만을 가진 것으로 해석된다. SAC 측은 “반도체 수급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업계가 노력하고 있으므로 정부는 개입을 자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자동차 업계의 칩 부족에만 관심을 기울일 게 아니라 반도체를 가장 많이 쓰는 기술 기업들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로이터는 애플 같은 테크 기업들도 칩 부족으로 타격을 받고 있지만 자동차 업체보다는 상황이 훨씬 덜 심각하다고 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애플은 칩 부족으로 2분기 매출이 30억~40억 달러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는 1분기 매출인 729억 달러에 비하면 그렇게 크지 않다. 반면 포드는 2분기 자동차 생산이 전년 동기 대비 절반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맹준호 기자 nex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