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철강·화학 등 경기 민감주의 랠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경기 방어주’로 꼽히는 통신사의 주가도 꾸준히 우상향해 눈길을 끌고 있다. 통상 ‘경기 방어주’는 증시 하락장에서 저력을 발휘하지만 상승장에서는 소외되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SK텔레콤(017670)과 KT(030200)·LG유플러스(032640) 등 통신 3사의 경우 지난해 대비 큰 폭으로 좋아진 실적과 높아진 배당성향 등이 시장의 호평을 받으며 두 달 여 만에 30% 가까이 주가가 올랐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T는 전거래일 대비 2.79% 오른 3만 1,3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3만 1,900원까지 주가가 치솟아 전날인 11일에 이어 52주 신고가를 재차 경신했다. 특히 KT는 공매도 재개 등으로 투자 심리 위축이 심해졌던 이달 들어 7거래일 연속 주가가 상승세를 보여 주목을 받고 있다. KT의 주가는 지난 2월 중순부터 슬금슬금 올라 누적으로는 30%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역시 3월 초를 저점으로 주가가 꾸준히 상승해 두 달 여 만에 각각 28%, 26%씩 주가가 올랐다. 두 회사는 전날인 11일 나란히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통신주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상승장에서 투자자의 주목을 받지 못했던 소외주로 꼽혔다. 실제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코스피가 2,300에서 3,200까지 숨 가쁘게 오르던 상황에서도 KT와 LG유플러스 등 통신주의 주가는 10% 남짓 오르는 데 그쳤다.
하지만 올해 2월을 기점으로 분위기는 달라졌다. 증시가 유동성 장세에서 실적 장세로 넘어가는 가운데 탄탄한 실적을 기반으로 높은 배당성향을 가진 통신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KT가 스튜디오지니 설립을 통해 콘텐츠 제작·유통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겠다고 밝히고 SK텔레콤이 지주회사·사업회사로 분리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는 등 주요 통신 기업들의 경영전략 변화도 주가에 좋은 영향을 미쳤다. 안정적인 배당을 지급하는 배당주이자 매력적인 성장 스토리를 가진 성장주로서의 장점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변동성장에서 탄탄한 실적주로서의 장점도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들 통신 3사는 일제히 1분기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는 ‘어닝서프라이즈’를 달성해 눈길을 끌었다. SK텔레콤의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3,88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 늘었고 KT와 LG유플러스 역시 각각 15.4%(4,442억 원), 25.4%(2,756억 원) 증가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에 대해 “깔끔한 호실적에 자기주식 소각까지 완료됐다”며 “이제 남은 것은 인적분할에 따른 제값 받기의 과정뿐”이라고 평가했다.
/김경미 기자 km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