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하려는 기업의 초봉은 구직자가 가장 관심있는 정보다. 직장을 오래 다닐 수 있을지 가늠하는 지표는 재직자 평판이다. 하지만 초봉 못지 않게 재직자 평판은 알기 어려운 실정이다. 서울경제신문은 진학사 취업정보사이트 캐치(CATCH)의 도움을 받아 올해 2월 기준 초봉 5,000만 원 이상이면서 재무평가(약 8만개 법인 기준)와 재직자 평판(5년 차 이내 평균)이 우수한 기업 6곳의 면면을 소개한다. 재직자들의 직장 험담도 포함시켰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건설의 자회사다. 동종 업종 가운데 매출액 상위 1% 기업이다. 초봉은 약 5,500만 원으로 6곳 중 가장 높다. 재무 평가 점수도 100점 만점에 85.3점이다. 재직자 평가 점수는 78.3점이다. 응답자의 61%가 월급여 기준 ‘100~300% 미만’의 성과급을 받는다고 답했다. 복지 만족도가 높지만 근로 강도에 대한 불만도 다소 있다. 입사 2년 차 한 직원은 “현장근무와 주말근무가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입사 1년 차 한 직원은 “복지가 우수하지만 해외 근무를 피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현대자동차 초봉은 약 5,300만 원이다. 재무 평가 점수도 83.3점이다. 특히 재직자 평가 점수는 83.2점으로 6개 기업 가운데 가장 높다. 재직자가 가장 만족하는 분야는 연봉과 복지다. 차 가격 할인을 장점으로 꼽는 직원이 많았다. 입사 1년 차 한 직원은 “휴가와 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고 말했다. 입사 5년 차 직원은 “복장이 자유롭고 재택근무도 수월하다”며 “수직적인 사내 문화도 점차 개선되고 있다”고 전했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금융 업무를 중심으로 한다. 초봉은 약 5,200만 원이다. 작년 309명을 채용했고 이직률은 0.7%에 불과하다. 재직자 평가 점수는 82.9점이다. 캐치 관계자는 “10년 차 이상 직원의 평가가 다른 기업에 비해 많았다”고 말했다. 그만큼 오래 다닐 수 있는 직장이라는 반증이다. 입사 16년 차 한 직원은 “급여, 복지도 만족스럽지만 다른 은행과 합병이 없어 직원 갈등이 없다”고 말했다. 입사 9년 차 한 직원은 “금융권에서 최초로 육아휴직이 3년”이라면서도 “다만 야근이 있고 실적에 대한 압박도 느껴진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 계열사로 자동차의 핵심 모듈을 생산한다. 초봉은 약 5,100만원으로 6개 회사 가운데 평균 수준이다. 운송장비 부품 업종 중 매출 최상위 회사다. 재직자 평가 점수도 81.1점으로 평균 이상이다. 현대차처럼 연봉과 복지가 만족스럽다는 평가가 많다. 다만 부품사 직원으로서 어려움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있다. 입사 6년 차 한 직원은 “부품사로서 고객사의 눈치를 보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입사 12년 차 한 직원은 “보고를 위해 일, 주, 월별로 문서를 작성하는 점은 아쉽다”고 전했다.
삼성카드는 여신전문 금융업체로서 국내 신용카드 시장 2위로 평가받는다. 초봉은 약 5,000만 원이다. 재무평가 점수는 89.8점으로 6곳 가운데 가장 높다. 금융업종 가운데 매출 상위 3%를 기록 중이다. 재직자 평가 점수는 81.5점이다. 복지와 사내문화에 대한 만족도가 높게 나타났지만 민간금융회사로서 어려움을 토로하는 직원도 적지 않다. 입사 6년 차 한 직원은 “금융회사지만 업무가 다양하고 도전적인 회사라고 소개할 수 있다”며 “(하지만) 정부의 규제에 흔들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직원은 “삼성 특유의 관리문화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DB손해보험은 종합손해보험사다. 1983년 동부그룹이 경영권을 인수한 뒤 2017년 현재의 사명으로 바뀌었다. 초봉은 약 5,000만 원으로 6곳 가운데 하위지만 재무 평가는 87.2점으로 상위권이다. 동종업계에서 매출 상위 1%를 기록 중이다. 재직자 평가는 80.4점이다. 다른 회사와 달리 조직문화에 대한 만족도가 높게 나타나 눈길을 끈다. 입사 3년차 한 직원은 “초봉도 높지만 ‘내 사람을 챙긴다’라는 인정이 느껴지는 회사”라고 말했다. 입차 7년 차 한 직원은 “영업직의 경우 술자리도 잦고 감정 노동이 심한 편”이라고 아쉬워했다.
/세종=양종곤 기자 ggm1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