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아날로그 日'에 쓴소리 "PCR검사 팩스 통보 부끄럽다"

"인공지능 혁명서 한참 뒤져"
퇴직관료 NTT 취업도 비판

[유튜브 캡처, 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일본은 인공지능(AI) 혁명에서 뒤처지고 있다.”


손정의(사진) 소프트뱅크그룹(SBG) 회장이 디지털 개혁에 속도를 내지 않는 일본 사회와 정부를 향해 쓴소리를 날렸다. 13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손 회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유전자 증폭(PCR) 검사 결과를 팩스로 전달해 논란이 된 것 등을 거론하며 “부끄러워서 얘기가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일본은 전자 결제 시스템보다는 우편·팩스를 이용하는 아날로그 시스템을 고수해왔는데 코로나19 확산 이후 팩스나 도장 날인의 관행과 광역자치단체별로 다른 행정 체계가 사회문제로 지적됐다. 일본 정부는 늦게나마 디지털 개혁에 속도를 내 행정 및 사회 시스템의 효율화를 꾀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일본 국회도 지난 12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의 핵심 정책인 디지털청 설립에 필요한 법안을 참의원에서 가결해 입법을 완료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이날 코로나19 백신 고령자 접종을 위한 예약 시스템이 장애를 일으켜 중단되는 사태가 전국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 이어져 일본의 디지털 정체를 다시 부각했다. 일본 언론은 시스템 운영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 정보기술(IT) 업체 세일즈포스의 서버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손 회장은 이와 관련해 “일본은 결정적으로 AI에서 뒤떨어진 것은 사실”이라며 디지털화 정체를 질타했다.


이동통신 업체 소프트뱅크의 창업자이기도 한 손 회장은 일본 통신사 NTT가 총무성 고위 관료를 반복적으로 접대한 문제도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감독관청의 분들과 유착하는 것 같은 회식은 당연히 안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들은 하고 있지 않다”며 “더 큰 문제는 연간 수천만 엔이나 되는 보수를 지불하며 낙하산 인사를 감독관청으로부터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총무성 퇴직 관료가 NTT에 취업하는 문제가 회식보다 더 심각한 “인적 유착” “인적 뇌물”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박현욱 기자 hwpark@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