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1분기 역대 최대 실적…김범석 “아직 시작 단계일 뿐”

적자 확대 불구 지속 투자 계획 밝혀
매출 전년比 74% 증가, 4조7,000억 원
활성 고객 수 1,600만 명…21% 증가
로켓프레시·쿠팡이츠 성과 좋아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이 지난 3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앞에서 상장을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연합뉴스

“쿠팡은 성장주기(growth cycle)의 초기 단계에 있습니다.”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이 12일(현지시간) 올해 1분기 실적 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 콜에서 “지난 7년간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구축한 주문 처리 및 물류 인프라로 시장을 이끌고 있고, 그 이점을 더 활용하기 위해 더 많은 투자를 할 계획”이라며 “내년에는 전국적으로 쿠팡의 손길이 닿는 범위를 50% 이상 늘릴 계획”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3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한 쿠팡은 이날 상장 후 첫 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4% 증가한 42억 686만 달러(한화 약 4조7,348억 원)를 기록했다.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 실적이면서 동시에 2018년 연간 매출 40억 달러(약 4조 3,000억 원)를 1분기 만에 뛰어넘은 수치다.


쿠팡 측은 이 같은 성과에 대해 “신규 고객의 지속적인 유입과 고객들의 높은 재방문율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1분기 쿠팡에서 한 번이라도 제품을 구매한 적이 있는 활성 고객(active customer) 수는 1,603만 7,000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21% 증가했다. 이는 우리나라 경제활동인구(2,800만 명)의 절반 이상이 쿠팡 고객임을 의미한다. 활성 고객 1인당 순매출도 262달러(약 29만 4,900원)로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했다.



쿠팡 풀필먼트 물류센터 내부/사진 제공=쿠팡

하지만 지속적인 투자와 일시적인 비용 증가로 적자 폭은 전년 동기 대비 3배 가까이 확대됐다. 쿠팡의 1분기 영업손실은 전년 동기 대비 180% 증가한 2억 9,503만 달러(약 3,321억 원)로 집계됐다.


적자 폭이 커진 이유는 신규 물류 센터 설립 등 새로운 서비스 확대를 위한 투자 비용이 커지고, 1분기 운영 및 관리 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일회성 주식보상(Equity-based compensation) 비용이 8,696만 달러(약 980억 원)로 작년(640만 달러)보다 10배 이상 증가했다. 또 기업공개(IPO)와 관련된 주식 보상으로 6,600만 달러(약 743억 원)가 집행됐고, 투자와 고용 증가로 일반관리비도 증가했다.


이 같은 적자에도 불구하고 쿠팡은 신규 사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할 전망이다. 이날 김 의장은 “단기 수익을 올리는 것보다는 장기적인 현금 흐름을 개선하기 위해 매력적인 기회가 있을 때마다 투자를 계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적자가 확대된 상황에 연연하기보다는 지속해서 신규 사업에 투자해 경쟁력을 더욱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그는 “로켓프레시와 쿠팡이츠가 상품 판매 이후 처음으로 출시한 신사업이지만 마지막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 이런 서비스뿐만 아니라 다양한 새로운 서비스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김 의장은 쿠팡의 신사업 중 신선식품 새벽 배송 서비스인 ‘로켓프레시’의 1분기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2.5배 이상 늘었다고 설명했다. 또 음식 배달 서비스인 ‘쿠팡이츠’는 소규모로 시작해 지난해 중반까지는 서울 강남 지역에 집중됐지만, 서비스를 시작한 지 1년도 안 돼 제주도까지 진출하며 현재는 전국적인 서비스가 됐다는 점에 의의를 뒀다. 그는 “쿠팡이츠는 올해 1분기 국내에서 휴대전화 앱 다운로드 순위 1위였다”며 “쿠팡 창립 이래 그 어떤 서비스보다 빠르게 성장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쿠팡 주가는 전날보다 2.54%(0.92달러) 떨어진 주당 35.3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NYSE 상장 직후 쿠팡 주가는 공모가 35달러에서 69달러까지 치솟았으나 이후 하락세를 보였다.


/백주원 기자 jwpai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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