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벗는 美…더 빨라지는 경기회복, 올라가는 임금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백악관 참모들이 13일(현지 시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조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을 지켜보고 있다. 미국 CDC는 백신접종 완료자는 사실상 실내외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고 사회적 거리두기도 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경기회복에는 날개가 달렸다. /로이터연합뉴스

13일(현지 시간) 미국 증시는 전날의 인플레이션 쇼크를 잊고 다시 상승했습니다. 월가에서는 아직 물가상승이 일시적이라고 생각하는 투자자들이 더 많은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는데요. 전날에 이어 이날 오전 다시 연 1.7%를 넘어섰던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가 계속 하락해 1.65%대까지 내려오기도 했습니다.


이날은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들은 사실상 실내외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고 했는데요. 매우 상징적이고 의미있는 조치이면서 미국 경제회복에 불이 붙을 것임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오늘은 코로나19 상황과 인플레이션, 임금상승 움직임을 간단히 전해드리겠습니다.


백신 맞은 사람에게 가장 큰 인센티브…접종률 상승에 경기회복 날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CDC의 권고방침 변경에 대해 “오늘은 대단한 날”이라고 했는데요. 그의 말처럼 백신 접종자의 경우 대중교통과 병원, 교도소 같은 일부 장소를 빼고 거의 대부분의 실내외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고 한 것은 정말 큰 진전입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1회 이상 백신접종을 맞은 사람의 비중은 46.4%로 접종이 끝난 이들은 35.4%입니다. 주별로는 버몬트(62.8%)와 매사추세츠(61.1%)가 1회 이상 접종비율이 60%를 넘었고 캘리포니아(52%)와 뉴욕(50.7%) 같은 큰 주도 50%를 돌파했습니다.


백신 완전접종이 끝난 사람(2차 접종 후 2주 경과자)에게 마스크를 공식적으로 벗어도 된다고 하는 것은 가장 큰 인센티브가 될 것입니다. 최근 백신 접종률이 떨어지고 남부와 중서부 주를 중심으로 아직 40% 안팎의 낮은 접종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CDC가 백신 접종완료자는 실내외에서 사실상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고 한 데 대해 "대단한 날"이라고 했다. /AP연합뉴스

하지만 백신을 맞으면 마스크를 안 써도 된다는 것은 그동안 마스크 착용을 꺼려왔던 이들에게 귀가 솔깃한 부분이죠. 지금은 많이 달라졌지만 여전히 많은 미국인들은 마스크 착용을 국가의 과도한 간섭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의 자유가 침해된다는 논리입니다.


미국 분위기상 마스크 미착용자에게 일일이 접종여부를 확인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백신을 안 맞고도 맞았다고 하는 이들도 적지 않게 나올 것이지만 일부 사업장과 시설에서는 접종카드를 확인할 수도 있기 때문에 적지 않은 인센티브가 될 겁니다. 특히 귀찮게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강점이지요.


이렇게 되면 전체적인 백신 접종률은 더 올라가고 집단면역 달성이 빨라질 수 있습니다. 사람들 인식에도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이제 정상으로 돌아왔다는 의미이기에 외식과 관광, 실내업무 복귀도 더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도시에 사람들이 돌아오면 아시안 증오범죄나 묻지마 폭행·강도 사건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는 또 더 많은 사람들을 불러모으겠죠. 경기회복에도 날개가 달리는 것입니다.


맥도날드 직영점 직원 급여 10% 인상… 임금 인플레 우려 지속

앞서 ‘3분 월스트리트’에서 맥도날드 가맹점협회에서 회원들에게 구인난을 거론하면서 직원들 처우를 개선할 수밖에 없을 것이며 결국 빅맥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했다는 내용을 전해드린 바 있는데요.


이날 맥도날드가 직영점의 시간제 직원 급여를 앞으로 몇 달에 걸쳐 평균 10% 올리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신입직원은 시간단 11~17달러, 파트장은 15~20달러를 받게 되는데요. 전체 매장 1만3,900여 개 가운데 직영은 5% 수준에 불과하지만 직영 매장이 임금을 올리면 연쇄효과로 가맹점들도 처우를 개선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미 경제 방송 CNBC는 “맥도날드가 이번 주에 치폴레에 이어 두 번째로 임금인상 계획을 밝혔다”고 의미를 부여했는데요.



피츠버그의 한 맥도날드 매장. /AP연합뉴스

미국 내에서는 치폴레와 맥도날드 같은 대형 업체들이 급여를 올리기 시작하면 다른 식당들도 어느 정도 임금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는 마트와 각종 상점으로도 확대될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사람을 구할 수 없기 때문이죠. 맥도날드만 해도 3개월 동안 1만명의 직원을 뽑기로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식당의 임금인상을 주의깊게 봅니다. 경기침체에도 떨어지지 않는 게 음식값이죠. 인건비 비중이 높은 식당의 임금이 오를 경우 음식과 제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전체적인 물가에도 영향을 줍니다. 카렌 파이어스톤 아우레우스 자산운용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연준이 뭐라고 말하든 시장이 인플레이션을 걱정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습니다. 이날 주가가 오른데서 알 수 있듯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 수치를 눈여겨보고 있는 것만큼은 사실이라는 말이죠.


캐신 “인플레, 일시적인지 아직 증명할 수 없어…연준, 정책전환 땐 브레이크 세게 밟을 수도”

이날 월가의 전설이라고 불리는 아트 캐신 UBS 객장 담당 이사는 CNBC에 “나는 아직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인지 증명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투자자들은 (인플레와 관련해) 채권시장을 주목해야 한다. 특히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을 봐야 한다”며 “연준은 (인플레가 실제 문제가 되면) 브레이크를 살짝 밟는 게 아니라 강하게 밟는 경향이 있고 이는 시장과 증시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는데요.



13일(현지 시간) 증시 상승과 10년 물 국채금리 하락에도 당분간 인플레이션 이슈는 주의깊게 봐야 한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는 물가상승세가 연준의 통제권을 벗어났다고 생각하면 급격한 긴축과 금리인상이 나올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날은 10년물 국채금리가 하락세를 보였지만 당분간 좀 더 지켜볼 필요도 있습니다. 4월 생산자물가(PPI)도 전년 동월 대비 6.2%나 급등해 2010년 통계 편제 이후 최고치를 보였는데요. 증시와 채권시장 움직임만 보면 물가상승이 일시적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더 많다고 해석할 수 있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는 점을 유념해야겠습니다.


‘3분 월스트리트’에서 전해드린 대로 7~8월은 돼야 1차적으로 인플레이션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겠습니다. 이와 별도로 릭 리더 블랙록 채권분야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물가상승이 일시적이라고 해도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논의할 때가 됐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앞으로 변동성이 계속될 것인 만큼 주의깊게 시장을 살펴야겠습니다.





/뉴욕=김영필 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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