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비트코인을 이용한 테슬라 차 구매 결정 허용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테슬라 주가 하락과 불매 운동이라는 역풍을 맞았다.
테슬라는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에서 전날보다 3.09% 하락한 571.69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테슬라 주가는 이날 줄곧 하향곡선을 그리다가 장중에는 5.40% 하락한 559.65달러까지 떨어졌다. 애플(1.79%), 마이크로소프트(1.69%), 페이스북(0.90%), 구글 모회사 알파벳(1.31%) 등 기술주들은 인플레이션 공포에 따른 약세에서 벗어나 이날 일제히 상승했으나, 테슬라는 반등 흐름에 끼지 못했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7일 종가(672.37달러)와 비교하면 14.9% 하락했다. 미국 경제 전문 매체 마켓워치는 테슬라 주가가 약 1년 2개월 만에 200일 이동평균선(582.60달러)을 밑돌았다고 전했다. 테슬라의 전날 종가는 589.89달러였다.
블룸버그 통신은 "테슬라 주가가 이번 주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며 작년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주가 하락 이후 "테슬라 주식이 최악의 주간 손실을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웨드부시 증권은 비트코인 결제 중단이라는 머스크의 갑작스러운 입장 번복은 가상화폐 투자자뿐만 아니라 테슬라 투자자들에게도 위험 요인이 된다며 테슬라 주가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투자 메모에서 머스크의 조치는 "충격적인 이야기"였다며 머스크가 비트코인 결제 허용 3개월 만에 입장을 바꾼 것은 "테슬라와 가상화폐 투자자 모두에게 매우 놀랍고 혼란스러운 조치"라고 말했다. 아이브스는 비트코인 결제 중단이 "테슬라의 성장 궤적을 변화시키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월가가 위험 자산에 대한 엄청난 매도 압박을 받는 시점에서 (테슬라 주가에) 변동성이 더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온라인에서는 머스크의 가상화폐 변심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고, 테슬라 차 불매를 촉구하는 '돈트 바이 테슬라(Don't Buy Tesla)' 해시태그도 등장했다. 한 누리꾼은 "머스크는 세상에서 가장 큰 사기꾼"이라며 테슬라 불매운동에 동참하겠다고 했고, 다른 네티즌은 "머스크가 (가상화폐 시장으로) 사람들을 끌어내서 속이고 그들의 주머니에서 돈을 가져갔다"고 비판했다. 트위터에는 테슬라 차 주문을 취소했다는 인증샷도 잇달아 올라왔다.
/박신원 인턴기자 shin0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