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이 올해 1분기에 1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냈다. 삼성전자로부터 특별배당을 받은 데다 주식시장 호황으로 변액보증준비금이 환입됐기 때문이다. 특별배당을 제외해도 순익이 전년 동기보다 2배 가까이로 늘었다. 미래 성장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전영묵(사진) 삼성생명 사장의 안정적인 리더십이 실적 개선을 뒷받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생명은 올해 1분기 당기순익이 1조 881억원으로 전년 동기(2,299억원) 대비 373.2% 증가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2016년 1분기 이후 최대다. 삼성전자 특별배당을 제외한 순익은 4,4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1.6% 증가했다. 삼성생명은 총 8,020억원의 특별배당금 중 법인세 1,550억원을 제외하고 6,470억원을 받았다.

보험영업에서도 양호한 실적을 유지했다. 신계약 가치는 1분기 3,840억원으로 전년 동기(3,210억원) 대비 19.6% 증가했다. 신계약 가치는 계약 체결 후 전체 보험기간에 발생할 수 있는 수익과 비용을 계산해 장래이익으로 환산한 가치로 장래 이익의 흐름을 나타내는 지표다. 신계약 연납화보험료(APE)는 전년 동기(6,921억원) 대비 2.2% 줄어든 6,771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있는 어려운 영업환경 속에서도 건강상품을 중심으로 시장지배력을 확대하며 이뤄낸 실적”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삼성생명은 3월말 기준 총자산은 334조6,000억원, 자본건전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급여력(RBC)비율은 332%로 업계 최고 수준의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실적 호조는 삼성전자 특별배당 효과와 함께 증시 호황으로 변액보증준비금이 환입된 영향이 컸다. 변액보증준비금은 변액보험 투자 실적이 안 좋아지더라도 보험사들이 계약자에게 보증한 최저 보험금의 지급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마련하는는 준비금이다. 증시가 호황이면 적립해야 하는 변액보증준비금 규모가 줄어든다.

아울러 지난해 1월 취임한 전 사장의 리더십도 실적 견인에 힘을 실었다. 전 사장은 지난해 ‘보험을 넘어 고객의 미래를 지키는 인생금융파트너’라는 비전과 2030년 중장기전략을 내부적으로 수립하고 회사 전반에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장기성장을 추구하고 미래성장기반 구축을 강조하며 보험 본업에서의 경쟁력과 함께 신규사업 개척의 중요성을 내세우고 있다.

전 사장은 올해 3월 삼성생명 주식 2,000주를 매수하는 등 책임경영도 몸소 실천 중이다. 전 사장은 삼성생명 사장으로 선임된 후 두 차례에 걸쳐 자사주 6000주를 매입해, 현재 보유한 삼성생명 주식 총수는 8,000주다. 최고경영자(CEO)의 자사주 매입은 투자자들에게 회사 가치가 앞으로 더 높아질 것이라는 자신감을 전하는 신호로 꼽힌다.

한편, 이날 실적 발표 직후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삼성생명 관계자는 올해 배당정책에 대해 “현금배당 성향을 50%까지 확대하는 중기 자본정책에는 변함이 없다”며 “삼성전자 특별배당금도 배당 재원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분기배당 등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