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 몸값 6조 한온시스템 매각 시동

잠재 후보자에 티저레터 발송
LG전자·만도, 칼라일·KKR·TPG 등 검토
부문 매각 가능성 거론



차량 공조(공기조절장치)부품 업계 세계 2위인 한온시스템의 매각 절차가 시작됐다. 전세계 연비규제가 강화되며 공조 사업의 성장이 기대되지만 6조원에 달하는 덩치 때문에 인수 후보는 LG전자 등 국내외 일부 대기업과 글로벌 사모펀드로 한정된다.


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온시스템 매각주관사인 모건스탠리와 에버코어는 전날 국내외 잠재 후보에 투자설명서(티저레터)를 발송했다. 국내에서는 LG전자와 만도그룹 등이 관심을 갖고 있고, 해외에서는 경쟁사인 보그워너·콘티넨탈 등이 초기 검토 중이다. 그 밖에 글로벌 사모펀드인 칼라일그룹·콜버그크레비스로버츠(KKR)·텍사스퍼시픽그룹(TPG)가 참여를 저울질 하고 있다. 사모펀드 역시 전략적 투자자와 컨소시엄 형태로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매각대상은 국내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가 보유한 지분 50.5%,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그룹이 가진 19.49% 등 70%다. 상장사인 한앤컴퍼니의 시총이 약 8조 9,000억 원 정도여서 단순 계산으로도 6조 원이 넘는다.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을 경우 가격은 더 오를 수 있다.


완성차 업체에 자동차 열 관리 시스템 납품을 주 사업으로 하는 한온시스템은 친환경 차량으로 전환하면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현대차 위주였던 납품처를 44%로 줄이고 포드·폭스바겐·GM 등으로 넓혔다.


지난해 말 기준 매출 6조 8,730억 원 영업이익 3,160억 원을 기록했다. 상각전 영업이익은 784억 원이다.


매각 측은 공개 입찰 흥행을 위해 지분을 일부만 파는 방안도 고려중이다. 이 경우 한온시스템과 한국타이어 측이 기존 비율대로 지분을 동반 매각한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매각 가능성이 커 보이지만 국내에서는 LG전자가 가장 유력한 후보”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전장사업 확대를 위해 한온시스템 인수를 검토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그룹이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인수합병에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으며 한온시스템 역시 해당 사업부에서 구체적인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온시스템은 글로벌 3위 부품사인 마그나의 유압제어부품 사업부를 2018년 인수했고, LG전자는 오는 7월 마그나와 전장사업을 위한 합작 법인을 출범한다.



/임세원 기자 wh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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