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중·화합의 재즈정신 '혼돈의 코로나 시대'에 더 큰 메시지 전하죠"

'세계 재즈의 날 콘서트' 총지휘 맡았던 웅산

재즈보컬리스트 웅산. 올 초 한국재즈협회장에 오른 그는 지난달 29일 열린 ‘2021 세계 재즈의 날 전야 콘서트’의 진행을 총지휘했다. /사진제공=제이피컴퍼니


“재즈가 강조하는 자유·도전·배려·존중·화합 같은 정신이 코로나19 시국 같은 힘든 시기에 더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재즈는 무대에서 연주자들끼리 서로 소통하고 존중, 배려하며 만들어가는 음악인데, 이 어지러운 시대에 바람직한 대화법을 생각할 계기를 주는 동시에 함께 해결점을 찾아가며 긍정적으로 나아가자는 메시지를 줄 수 있으니까요.”


지난달 30일은 유네스코가 지정해 올해로 열 번째를 맞는 ‘세계 재즈의 날’이었다. 매년 이 날이면 전 세계에서 열리는 다양한 기념 공연에 한국이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달 29일 열린 ‘2021 세계 재즈의 날 전야 콘서트’다. 한국재즈협회장 자격으로 공연 총지휘를 맡았던 재즈보컬리스트 웅산은 여전히 그 여운이 가시지 않은 듯, 최근 서울경제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리허설을 보는 순간부터 감동했다. 너무나도 보람이 컸다”고 벅찬 소감을 전했다.


공연은 신관웅, 최선배, 김준, 이정식 등 대한민국 재즈 1세대 뮤지션부터 웅산, 말로, 찰리정 등 2세대, 최근 주목 받는 신예들이 한 자리에 무대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기획 단계부터 여러 세대와 장르가 어우러져 서로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무대를 염두에 뒀다. 70대의 트럼펫 연주자 최선배가 2030 뮤지션과 프리재즈 곡을 연주하며 공연의 문을 열었고, 재즈피아니스트 신관웅은 한오백년 가락을 연주 중간에 넣어 동서양의 접목을 시도했다. 웅산 역시 장구 연주자 장재효와 함께 판소리 수궁가의 ‘좌우나졸’을 불렀다.



대한민국 재즈 1세대 뮤지션들이 지난달 29일 서울 삼성동 섬유센터 재즈파크에서 열린 ‘2021 세계 재즈의 날 전야 콘서트’에서 무대를 꾸미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재즈협회

70, 80대 고령 뮤지션들은 코로나 시국이라 참여를 망설였을 법하지만 기꺼이 무대에 올랐다. 함께 무대에 올라 루이 암스트롱의 ‘왓 어 원더풀 월드(What a Wonderful World)’를 연주하며 아우라를 뽐내기도 했다. 웅산은 “재즈처럼 자유롭게 살아오신 분들이 나이 들어서도 멋지게 무대에 설 수 있음에 감사 드렸다”고 돌아봤다.


국내에서 재즈는 대중적 인기가 상대적으로 높지 않지만, 네이버TV를 통해 온라인으로 생중계된 당시 공연은 1만2,000명의 관람객을 모으며 선전했다. 웅산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재즈를 알리는데 힘써야겠다는 생각이 더 강해졌다”며 “내년에는 더 많은 분들을 모시고 더 크게 기념 공연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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