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뒤흔든 '머스크 리스크' ...'코인 입방정' 때마다 파는 개미

이달 528억 순매도...테슬라 주가 -17%
암호화폐 관련 발언 때마다 '팔자'
월가 "머스크 발언이 테슬라 변동성 키워"



13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도지코인이 급락하자 “당황하지 말라”는 문구가 들어간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다. 사진=머스크 트위터 캡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자신을 ‘도지아빠’라 칭하는 등 암호화폐와 관련한 발언을 쏟아낼 때마다 불만을 가진 국내 투자자들이 테슬라 주식을 대거 내다 팔고 있다. 최근 주가 부진 등 지난해부터 ‘서학개미’의 순매수 1위 자리를 유지해 온 테슬라의 가치에 의구심을 갖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국내 투자자는 테슬라를 4,672만 달러(한화 약 528억 원) 순매도했다. 인플레이션 우려로 기술주가 약세를 보인 가운데 암호화폐 관련 우려가 겹치며 테슬라 주가는 이달에만 16.87% 내렸다. 700달러대였던 주가는 두 달여 만에 500달러대로 추락했다.





일별로 살펴보면 서학개미는 결제일 기준 이달 3일 테슬라 주식을 5,269만 달러(한화 약 595억 원) 순매도해 가장 많이 팔았다. 통상 해외주식이 결제되는 데는 매수 체결일부터 3거래일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지난달 28일 머스크의 “도지코인 아빠” 트윗 이후 투자자들이 테슬라 주식을 대거 판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실제 이달 국내 투자자들의 테슬라 매매 추이를 살펴보면 머스크의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 출연 소식이 전해진 지난 5일, “암호화폐는 유망하지만 투자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트윗을 올린 8일, SNL 출연(9일) 이후 스페이스X가 달 탐사 비용을 도지코인으로 받겠다고 발표한 10일 등에는 테슬라 주식을 팔아치운 규모가 사들인 규모보다 컸다. 이들 일자를 기준으로 3거래일 후인 10일(-330만 달러), 12일(1,981만 달러), 13일(-844만 달러) 테슬라는 어김없이 순매도를 기록했다.


최근 머스크의 암호화폐 관련 발언으로 국내에서는 테슬라의 ‘오너 리스크’를 우려하는 이들과 회사의 성장성을 지지하는 투자자들이 나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1일 머스크가 트윗으로 도지코인을 테슬라 결제 수단으로 쓸 것인지 질문하면서 결제일인 14일 테슬라의 하루 거래액은 2억 3,610만 달러까지 급증했다. 특히 트윗 당일 테슬라의 주가는 6.44% 급락해 지지자들에게는 저가 매수 기회였을 수 있다. 하지만 매수(1억 1,900만 달러)와 매도(1억 1,710만 달러)가 치열해 순매수 규모는 190만 달러에 불과했다.


월가에서는 당분간 테슬라의 주가가 변동성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머스크는 지난 13일에도 테슬라의 비트코인 결제를 갑작스레 중단하는 등 암호화폐 관련 이슈를 지속해서 만들어내고 있다. 포브스는 “월가 분석가들은 최근 머스크의 움직임이 이미 고전하고 있는 테슬라 주가에 추가적인 변동성을 야기하고 있다는 점을 경고하고 있다”며 “전기차 핵심 시장인 중국에서도 테슬라 관련 악재가 이어지며 주가가 압박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한나 기자 han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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