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원자재값·조달금리…3중 비용 압박 기업들이 떤다

勞 '최저임금 1만원' 인상 요구
철광석·구리값 등은 고공행진
금리인상 우려…회사채 잇단 발행


코로나19 상황을 헤쳐나가는 것도 버거운 국내 기업들이 최저임금 인상, 원자재 가격 급등, 회사채금리 상승 등 ‘비용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그동안 짓눌렸던 소비가 살아나면서 기업들이 반등의 모멘텀을 마련하고 있지만 비용 부담이 가중될 경우 수익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17일 산업계에 따르면 미국 경기부양책 등의 영향으로 원자재 가격이 동시다발적으로 상승하며 기업들이 자금난에 부딪치고 있다. 여기에 노동계의 최저임금 인상 요구까지 더해져 인건비 상승이 경영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우려된다. 미국발 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상반기 회사채 발행액도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원자재 가격 인상 쇼크는 일차적으로 조선 업계를 덮치고 있다. 통상 조선 업계는 발주사와 1년~1년 6개월 전 계약 당시의 후판 가격을 바탕으로 계약을 체결한다. 그러나 올해 들어 후판 가격이 급상승하며 조선 업계에서는 “이러면 배를 만들어도 남는 게 없다”는 우려의 소리가 나온다.


산업 현장에서 널리 쓰이는 철광석·구리 가격도 기록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자동차·가전 등의 소재로 쓰이는 기초 철강재인 열연강판 유통가격은 올 초 톤당 88만 원에서 지난달 말 110만 원까지 올랐다. 구리 가격 상승은 전자 제품은 물론 전기자동차 등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기에 유가까지 치솟으며 하반기 전기료 상승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런 가운데 노동계가 다시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요구를 들고 나왔다. 문재인 정부의 공약인 ‘최저임금 1만 원’을 요구하는 것으로 이를 위해서는 올해 대비 최저임금을 15%가량 올려야 한다.


비용 상승 압박에 이어 금리 인상까지 우려되자 기업들은 선제적으로 자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 올해 1~4월 회사채 발행 규모는 43조 8,320억 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순발행 규모는 11조 원으로 2009년(19조 5,000억 원) 이후 12년 만에 최대다. 이달 회사채 발행 규모도 예년의 2배 수준인 5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이 시중에 풀린 유동성을 흡수하는 테이퍼링에 나서거나 점진적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경우 우리 기업들은 회사채 발행금리가 오르는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윤홍우 기자 seoulbird@sedaily.com, 서종갑 기자 gap@sedaily.com, 강도원 기자 theone@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