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는 현금 공약에 안속아"...청년들, 송영길 면전서 돌직구

성년의날 기념 20대 초청 간담
"與 지지하냐는 비하 표현" 지적도
宋 "미안하고 안타까워...수용 노력"

송영길(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성년의날 기념 20대 청년 초청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권욱 기자

20대 청년이 17일 더불어민주당 대권 도전자들의 현금성 청년 공약을 겨냥해 “보여주기식”이라고 정면으로 비판했다. 청년들 사이에서는 ‘민주당을 지지하냐’는 말이 비하하는 의미로 통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20대 대학생과 당 대학생 위원의 목소리를 청취하기 위해 ‘성년의 날 기념 20대 청년 초청 간담회’를 열었다. 송영길 대표도 간담회장에 나와 청년들의 쓴소리를 들었다. 이외에도 고용진 수석대변인과 윤관석 사무총장, 전용기 의원 등이 참석했다.


올해 대학에 입학했다고 밝힌 김한미루 씨는 “어떤 분은 대학에 가지 않은 사람에게 1,000만 원, 군 제대자에게 3,000만 원을 지급한다고 한다”며 “청년들은 더 이상 이러한 공약에 속아 표를 주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재명 경기지사의 ‘대학 미진학자 세계 여행비 1,000만 원 지급’ 공약과 이낙연 전 대표의 ‘군 제대 시 3,000만 원 사회 출발 자금 지급’ 공약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최근 민주당 대권 잠룡들이 이 같은 현금성 정책을 쏟아내는 데 대해 큰 실속이 없어 보인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또 김 씨는 “예전에는 친구끼리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을 지지하냐고 놀리곤 했는데 요즘에는 ‘민주당을 지지하냐’가 더 비하의 이야기인 것 같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민주당은 다를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며 “각종 비리가 생기면 ‘네 편’ ‘내 편’ 없이 공정하게 (문제를) 처리할 줄 알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청년들은 정의와 공정이 바로서기를 바랄 뿐”이라며 “이제라도 ‘민주당이 하면 다르다’는 것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요구했다.


송 대표는 이 자리에서 “가시방석이고 미안하고, 안타깝다”며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책임을 느낀다”고 자세를 낮췄다. 이어 “청년들의 정의와 공평은 기성세대의 그것보다 훨씬 엄정하다”면서 “뒷세대의 비판에 기꺼이 길을 열어주고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 의원도 이날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민주당 의원 모두가 ‘얘네(청년)가 아직 몰라서 그렇다’는 시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러한 부분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며 “청년들을 지성인으로 여겨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희조 기자 love@sedaily.com, 주재현 기자 joojh@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