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과 관련해 “백신 생산의 글로벌 허브로 나아가는 계기로 삼겠다”고 언급하면서 한미 간 백신 동맹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우리 국민이 필요로 하는 백신뿐 아니라 아시아 주요 국가에 백신을 공급하는 생산 공급처가 돼 국내 바이오산업의 경쟁력을 한층 높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7일 청와대와 외교가에 따르면 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간의 첫 정상회담에서 백신 파트너십은 핵심 의제로 손꼽힌다. 정부는 최근 미국 주도의 지역 협력 구상체인 ‘쿼드’와 관련해서도 백신 관련 워킹그룹에 참여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그동안 중국의 눈치를 살피느라 쿼드 가입을 유보해온 가운데 코로나19 백신 수급 문제가 국내 화두로 떠오르자 태도를 바꾼 것이다.
문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에서 백신 파트너십과 관련한 다양한 성과물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우리 국민을 위한 백신 공급 일정을 기존보다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이는 상반기 내 백신 1차 접종 1,300만 명 등 기존 목표를 달성하는 데 차질이 없도록 하기 위함이다. 또 백신 생산의 글로벌 전초기지 조성까지 협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미국의 백신 원천 기술과 원부자재, 우리나라의 바이오 생산능력을 결합하면 세계 최고 수준의 백신 생산 허브를 조성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SK바이오사이언스가 경북 안동공장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위탁 생산하고 있는데 한미정상회담 전후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백신 위탁 생산 계약이 발표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모더나의 mRNA 백신을 생산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바이든 대통령이 적극 지원하고 미국 내 주요 제약사들이 동참할 경우 이 같은 계획이 가시화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한미정상회담에서 우리나라와 미국이 쿼드 협력과 백신 파트너십 등을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합의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한미 백신 파트너십은 아시아 지역 내 우리나라의 백신 위상을 높이고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교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력은 바이오시밀러 생산인데 백신 위탁 생산을 통해 백신 관련 기술이전 등을 기대할 수 있다”며 “백신 원천 기술 확보가 핵심 과제인 만큼 이 부분에서 국내 바이오 업계의 성장 기대감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동효 기자 kdhy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