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24일 열리는 크리스티 홍콩의 ‘20세기와 21세기 미술 이브닝세일’에 출품된 장 미셸 바스키아의 ‘무제(외눈사내 혹은 복사기 얼굴)’. 추정가는 203억~246억원이다. /사진제공=크리스티 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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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증가와 함께 안전자산 역할을 할 대체투자처로 미술품이 주목 받으며 글로벌 아트마켓 전반이 달아올랐다. 세계 양대 경매회사인 크리스티와 소더비는 지난 한 주간 뉴욕에서만 1조 5,600억원 어치의 그림을 팔아 치웠다.
| 파블로 피카소의 ‘창가에 앉아있는 여인’이 지난 13일 크리스티 뉴욕 경매에서 1억340만달러(약 1,170억원)에 팔렸다. /사진제공=크리스티 뉴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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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이하 현지시간) 크리스티 뉴욕 경매에서는 파블로 피카소가 젊은 연인 마리 테레즈 발테르를 모델로 그린 1932년작 ‘창가에 앉아있는 여인’이 추정가의 2배를 웃도는 1억340만 달러(약 1,170억원)에 낙찰됐다. 지난 2019년 클로드 모네의 ‘건초더미’가 1억1,070만달러에 팔린 후 2년 만에 경매시장에서 1억 달러 이상의 미술품이 거래됐다. 뉴욕 크리스티는 11~14일까지 5건의 경매를 진행해 낙찰총액 7억7,270만 달러(약 8,800억원)를 거둬들였다.
| 클로드 모네의 ‘수련’이 지난 12일 소더비 뉴욕 경매에서 추정가의 2배에 달하는 7,040만 달러(약 800억원)에 낙찰됐다. /사진제공=소더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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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기간 소더비 뉴욕도 인상주의 미술부터 동시대 미술까지 경매를 진행해 총 5억9,700만 달러(약 6,800억원)를 쓸어 담았다. 지난해 6월의 같은 경매와 비교하면 64% 증가한 수치다. 특히 12일 진행된 경매에서는 클로드 모네의 ‘수련’이 추정가의 2배에 달하는 7,040만 달러(약 800억원)에 낙찰됐다. 소더비에 따르면 소장가는 2004년 한 경매에서 1,680만 달러에 이 작품을 구입했고, 15년 만에 그림값은 400% 상승해 모네의 그림 중 5번째로 높은 가격을 기록했다. 이 작품은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이 수집해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된 ‘이건희 컬렉션’에 포함된 모네 작품과 같은 주제, 동일한 크기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 중국 근대미술사의 국보급 작가 서비홍의 '노예와 사자'가 추정가 507억~652억원에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 출품됐다. /사진제공=크리스티 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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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세를 몰아 크리스티 홍콩이 오는 24, 25일 양일간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고객을 대상으로 경매를 진행한다.
‘20세기와 21세기 미술 경매’의 최고가 출품작은 20세기 중국미술사에서 가장 중요한 작가 중 하나로 꼽히는 서비홍의 1924년작 ‘노예와 사자’로 추정가는 약 507억~652억원이다. 이는 경매에 나온 동양 미술품 중 가장 높은 추정가라 낙찰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서비홍의 전성기 리얼리즘 작업이며, 123.3×152.8cm 크기의 캔버스에 고대 로마신화와 이솝우화에서 착안한 사자와 노예를 주인공으로 애국심과 중국의 부흥을 은유적으로 표현했다.
| 파블로 피카소의 '누워있는 여인과 잠자리'가 추정가 약 75억~98억원에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 출품됐다. /사진제공=크리스티 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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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가 마지막 여인이었던 자클린 로크를 그린 1968년작 ‘누워있는 누드와 잠자리’가 새 주인을 찾는다. 추정가는 약 75억~98억 원이다. 나체로 누워있는 여인의 손바닥 위에 잠자리가 앉아있고, 온몸을 가로지르는 빛의 표현이 독특한 작품이다.
‘검은 피카소’라 불리는 장 미셸 바스키아의 1982년작 ‘무제(외눈 사내 혹은 복사기 얼굴)’가 추정가 203억~246억 원에 경매에 오른다. 바스키아가 전성기인 1981~82년에 성인 키 만한 183×122cm 크기 판넬에 작업한 연작 중 하나로 컬렉터 선호도가 가장 높은 시리즈이기도 한 작품이다. 지난 3월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 약 472억원에 팔려 아시아에서 낙찰된 서양 작품 중 최고가를 기록한 ‘전사’도 이 시리즈 중 하나다. 2015년 빌바오 구겐하임미술관에서 열린 바스키아 회고전에도 나왔던 이번 경매 출품작 ‘무제’는 인물의 몸을 표현한 선명한 빨강이 배경을 이루는 파랑, 후광 같은 노랑 등과 강렬한 조화를 이룬다.
| 산유의 '화분에 담긴 국화'가 추정가 113억~174억원에 경매에 오른다. /사진제공=크리스티 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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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근대화가 산유가 특유의 서정성을 담아 그린 ‘화분에 담긴 국화’가 113억~174억원에 출품됐다. 평생 총 133개의 꽃 그림을 그린 산유는 국화만 55점을 그릴 정도로 국화 사랑이 지극했다. 분홍 국화꽃과 청록색 나무줄기의 세련된 조화, 인디고블루와 짙은 황금색이 배경을 이루는 산유 후기작의 특징이 고스란히 담긴 작품이다.
| 김창열의 ‘CSH Ⅰ’ 이 오는 24일 열리는 크리스티 홍콩의 이브닝세일에 한국 미술로는 유일하게 출품됐다. 추정가는 약 7억~8,800만원. /사진제공=크리스티 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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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크리스티 홍콩 경매는 총 9점의 한국작품을 선보인다. 고가의 주요작을 거래하는 24일 이브닝세일에는 최근 작고한 김창열의 ‘CSH Ⅰ’이 480만~600만 홍콩달러(약 7억~8억8,000만원) 유일하게 오른다. 김창열의 작품이 크리스티 경매의 이브닝세일에 출품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크리스티 코리아 측 관계자는 “김창열 화백은 최근 뉴욕 알민 레쉬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성공적으로 마치며 국내외 컬렉터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데이세일에는 김환기·이성자를 비롯해 박서보·이우환·하종현과 양혜규 등의 작품이 출품됐다.
/조상인 기자 ccs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