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기에 머리 집어넣고…" 엽기적 '학폭' 발생한 서당 훈장, '학대 혐의'로 구속

경남 하동군 청학동 한 서당 입구. 해당 서당은 최근 학생 간 폭력 문제가 발생했다./연합뉴스

최근 하동의 한 서당 기숙사에서 엽기적인 학교폭력이 발생해 피해 학생 학부모가 국민청원을 올리는 등 서당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입소자를 상습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해당 서당 훈장을 구속했다.


18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남경찰청은 아동학대 혐의(아동복지법상 상습학대 혐의)로 하동의 한 서당 훈장 A씨를 구속했다.


해당 서당은 지난 1월 선배들이 한 후배의 머리채를 잡아 변기에 넣고 명치와 어깨 등을 때리는 등 여러 차례에 걸쳐 폭행이 벌어진 것으로 드러나 국민적 공분을 불러일으킨 곳이다.


이와 관련, 하동경찰서와 하동군청, 하동교육지원청은 지난달 19일 합동 전수조사를 벌인 결과 A씨가 상습적으로 아동학대를 해왔다는 내용을 확인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17일 오후 5시40분쯤 증거 인멸 우려를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A씨를 상대로 조사 중이다. 경찰은 나머지 서당 관계자 및 학생 간 폭력 사안에 대해서도 수사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앞서 해당 해당 서당에서 학폭 피해를 입은 B양의 학부모는 가해 학생들의 엄벌을 촉구하는 국민청원을 올렸다.


지난 3월 2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글에서 이들은 "하동 지리산에 있는 서당(예절기숙사)에서 딸아이가 지난 1월 중순부터 2월 초까지 같은 방을 쓰는 동급생 한 명과 언니 2명 등 총 3명에게 말이 안나올 정도의 엽기적인 고문, 협박, 갈취, 폭언, 폭행, 성적고문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학부모는 "딸아이의 머리채를 잡고 화장실 변기 물에 얼굴을 담가 실신하기 직전까지 변기 물을 마시게 하고, 청소하는 솔로 이를 닦게 했다"고 적었다. 이어 "옷을 벗겨 찬물로 목욕하게 만들고 차가운 벽에 열중쉬어 자세로 등을 붙이라고 한 뒤 찬물을 계속 뿌렸으며 상식 이상의 성적인 고문을 하거나 엽기적인 행동으로 딸을 괴롭혀왔다"고도 했다.


특히 "피부가 안 좋아지게 만든다며 얼굴을 바디 스크럽으로 비비거나 뜨거운 물을 붓고, 못생기게 만든다며 눈에는 향수와 온갖 이물질로 고통을 주는 등 악마보다 더 악마 같은 짓을 저희 딸한테 행했다"고 울분을 토했다.


아울러 "가해자들과 서당에 강한 수사와 조사가 필요하다. 가해자들과 사건을 은폐하려는 서당 측이 처벌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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