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공수처, 검찰에 '이규원 사건' 수사개시 통보 안했다

공수처법 24조 "수사개시 시 통보해야"
대검·중앙지검엔 공문 보내온 것 없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이규원 검사 사건에 대한 직접수사를 개시한 사실을 절차에 따라 검찰에 통보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공수처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공수처로부터 이 검사 사건에 대한 수사 개시 사실을 통보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서울중앙지검에서 이첩받은 이 검사의 수사기밀유출 혐의 사건을 직접수사 하기로 결정했다. 공수처는 검찰 등 타 수사기관에서 이첩받은 사건에 대한 수사 개시를 결정하면 해당 수사기관의 장에게 이 사실을 통보하는 공문을 보내야 한다. 공수처법 24조 4항에 따라서다. 공수처법 24조 4항은 ‘(검사 사건 등을) 통보받은 공수처장은 통보를 한 해당 수사기관 장에게 수사개시 여부를 회신해야 한다’고 돼있다. 그러나 대검과 서울중앙지검 모두 공문을 받은 사실이 없는 것이다.


공수처는 대신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대검 감찰부에만 수사 개시를 통보했다. 검사가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받게 되면 이 사실을 대검 감찰부가 인지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대검 감찰부에 보냈다는 것이다.


하지만 공수처가 이같은 절차로 수사 개시 통보를 한 것은 형식상 맞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이 검사의 사건을 처음 수사한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에서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이 검사의 소속청에 수사 개시를 통보했기 때문이다. 공수처의 통보는 중앙지검 형사1부 통보와 중복된 것이다.


이에 대해 공수처는 “공수처법 24조는 검사 혐의를 인지했다는 통보를 받은 경우에 대해서만 수사개시 여부를 회신하라는 것”이라며 “이첩받은 사건은 수사개시 여부를 통보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서울중앙지검은 이 검사 사건을 지난 3월 17일 검찰에 이첩하기 전날에 혐의 사실을 먼저 공수처에 인지 통보했다고 밝힌 바 있다.


/손구민 기자 kmsohn@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