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플라스틱 쓰레기 절반 이상을 다국적 기업과 국영기업 20곳에서 배출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8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호주 비영리 단체 ‘마인더루(minderoo)’는 지난 2019년 한 해 동안 마스크, 가방, 병 등 바다에 버려져 오염을 초래하거나 소각 또는 매립되는 플라스틱 쓰레기 약 55%를 만든 기업 20곳을 공개했다.
플라스틱 쓰레기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기업은 미국 대형 석유업체 엑손모빌로 나타났다. 엑손모빌은 전 세계 일회용 플라스틱 쓰레기의 5.9%를 생산했다. 다른 연구에서도 엑손모빌은 590만t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것으로 집계돼 1위를 기록했다.
그 뒤를 이어 다우 케미칼(5.6%), 시노펙(5.3%), 인도라마 벤처스(4.6%), 사우디 아람코(4.3) 등이 있었다. 한국의 롯데케미칼은 2.1%를 차지하며 12위로 집계됐다.
국가별로 보면 중국 업체가 4곳으로 가장 많았다. 미국과 태국, 대만 업체는 각 2곳, 한국과 영국, 프랑스, 홍콩,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사우디아라비아, 인도, 브라질, 멕시코 업체는 1곳씩 명단에 올랐다.
또 같은 기간 1인당 일회용 플라스틱 쓰레기를 가장 많이 배출한 국가는 호주로 나타났다. 호주는 1인당 59㎏을 버리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어 미국 53㎏, 한국과 영국 44㎏, 일본 37㎏, 프랑스 36㎏, 사우디 35㎏, 스페인과 캐나다 34㎏, 이탈리아 23㎏으로 조사됐다.
일회용 플라스틱이 대부분 화석 연료만으로 생산돼 기후 위기에 영향을 끼친다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재활용률 역시 1년에 10∼15%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나 대부분의 일회용 플라스틱은 쓰레기 산으로 향하는 경우가 많다.
기후변화 대응 캠페인에 앞장섰던 앨 고어 미국 전 부통령은 “플라스틱 대다수가 기름과 가스로 만들어진다”며 "플라스틱의 생산과 소비는 기후 위기의 주원인 중 하나가 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특히 일회용 플라스틱 쓰레기는 육지와 길가, 강가에서 쌓여있다가 대거 바다로 흘러 들어간다"고 강조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오는 2050년에는 플라스틱이 온실가스 배출량의 5∼10%를 차지하게 될 전망이다. 마인더루 대표 앤드루 포레스트는 "현재 상황은 악화하고 있으며 우리는 아무런 관리 없이 화석 연료에 기반한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업체들을 내버려 둬선 안 된다"며 "플라스틱 오염은 지구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치명적이고 큰 위협 중 하나"고 지적했다.
/박동휘 기자 slypd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