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저임금 심의 첫날…갈라진 노동계·더 호소한 경영계

18일 2차 전원회의 1시간 전 민주노총 보이콧
경영계 "사업장 부담 커"…업종 구분 논의 제안
노동계 "낮은 인상에 저임금 고통"…불참 비판도
안경덕 장관 "민노총, 다음 회의 참석할 것"

1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2차 전원회의에서 근로자 위원인 민주노총 박희은 부위원장이 불참해 자리가 비어 있다. / 연합뉴스


내년 최저임금을 심의하기 위한 최저임금위원회의 첫 전원회의에서 노동계가 갈라졌다. 한국노총 측 근로자위원 5명은 참석했지만, 민주노총 측 위원 4명은 회의를 보이콧했다. 이대로라면, 코로나 19 사태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최저임금 인상이 어렵다는 경영계의 주장이 최저임금위에서 더 설득력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최저임금위는 1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차 전원회의를 열었다. 이 회의는 새로 위촉된 위원 25명 등 27명이 마주하는 첫 자리였다. 최저임금위는 근로자위원, 사용자위원, 공익위원 9명씩 27명으로 구성된다.


민주노총 측 위원 4명은 회의 개최 1시간을 앞두고 전격 회의를 불참했다. 최저임금 결정의 캐스팅보트를 쥔 공익위원 전원교체를 요구했지만, 사실상 무산됐다는 이유에서다. 13일 임기 만료였던 공익위원 9명 가운데 8명이 연임됐다. 이날 연임된 박준식 최저임금위 위원장은 재선출됐다.




1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2차 전원회의에서 근로자위원인 이동호(오른쪽) 한국노총 사무총장과 사용자위원인 한국경영자총협회 류기정 전무가 생각에 잠겨 있다. / 연합뉴스


최저임금위는 최저임금 인상 여부를 두고 근로자위원과 사용자위원이 늘 팽팽하게 맞선다. 절차적 공정성을 두고서도 갈등이 일어날 정도다. 하지만 민주노총의 불참으로 경영계는 2명의 위원이, 노동계는 1명의 위원만 언론에 공개되는 모두발언을 하게 됐다.


류기정 사용자위원은 “최저임금은 주휴수당까지 합치면 1만원이 넘는다”며 “중소 사업장의 부담과 고용창출, 경제 상황을 고려한다면 최저임금은 안정돼야 한다”며 경영계가 주장해 온 동결 필요성을 내비쳤다. 이태희 사용자위원도 “최근 참석한 토론회에서 일자리 문제는 코로나 19와 급격한 최저임금 여파라는 분석이 있었다”며 “최저임금은 지불능력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 위원은 업종별로 최저임금을 구분하자고도 제안했다.


이동호 근로자위원은 “작년과 올해 최저수준의 인상률로 저임금 노동자의 삶이 처참하다”며 “내년에도 낮게 인상되면,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냉철한 평가가 뒤따를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민주노총처럼 “공익위원은 경기장의 심판과 같다”며 중립성을 요구했다. 하지만 민주노총 보이콧에 대해 “회의에 참석해 주장하는 건설적인 최저임금위가 되길 바랬는데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권순원 공익위원은 민주노총의 공익위원 교체를 요구하는 이메일 보내기 운동에 대해 “일부 공익위원은 심리적인 압박을 받고 있다”며 “장외 주장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민주노총은 3차 전원회의에 복귀할 가능성이 있다. 이날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은 위원 위촉장 전달 후 기자와 만나 최저임금 보이콧과 관련해 “다음 회의에는 참석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세종=양종곤 기자 ggm1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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