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의 인사 청문회를 오는 26일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법제사법위원장직 반환을 김 후보자 인사 청문회의 선결 과제로 제시한 야당이 한 발 물러서기로 하면서 물꼬가 트였다. 법사위원장직 반환 협의는 전혀 진전되지 못한 탓에 향후 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에서 회동한 뒤 여야가 이같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추 원내수석은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김 후보자 청문회 법정 시한이 26일인데 오늘쯤 그 결단을 하지 않으면 청문 계획 자체가 잡히지 않는다”면서 “국민의 시각에서 철저히 검증하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여야는 21일 본회의를 열어 민생 법안을 처리한다. 대신 여당은 이번 본회의에서 법사위원장직 등 상임위원장 임명을 강행하지 않기로 약속했다. 한 원내수석은 기자들과 만나 “여러 가지 시급한 민생 법안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에 민생 법안만 처리하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여야는 특별감찰관 임명을 위한 국회 추천 절차도 조속히 진행하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정부에서 공석으로 둔 특별감찰관 임명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그러다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이 지난 16일 민주당에 특별감찰관 추천을 요청하면서 임명 절차가 급물살을 타게 됐다.
여야는 법사위원장 등 상임위원장 재배분 문제는 계속 협의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여야 모두 법사위원장직을 두고 강경한 입장을 고수해 난항이 예상된다. 추 원내수석은 “우리 의사대로 순순히 결론을 내지 못하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며 “거기(법사위원장)에 대한 양당 간 입장 차이는 상당하다”고 말했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합의 전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의힘의 기승전 법사위원장 떼쓰기가 선을 넘고 있다”며 “법사위원장을 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또다시 예전처럼 국회를 ‘식물 국회’로 만드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조권형 기자 buzz@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