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김프' 장중 다시 20%대...“해외 수요보다 이상 열기”

20일 장중 20%선 넘어
최근 7~8%선에서 급등
해외보다 국내 투자 수요 더 높은 영향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빗썸 강남센터 전광판에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에서의 가격이 해외보다 비싼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이 20일 장중 한때 다시 20%대로 치솟았다. 중국·미국 등 해외발 악재로 폭락한 암호화폐가 추가 급락할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지난 2018년 2월 박상기 법무장관의 거래소 폐쇄 발언 때는 국내 가격이 더 낮은 역김치 프리미엄까지 등장했다.


20일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와 글로벌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오전 9시 40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각각 4,995만 원, 4,125만 원(달러를 원화 환산)에 거래됐다. 국내에서의 가격이 해외보다 870만 원이나 비싼 것으로 김치 프리미엄은 20.2%를 나타냈다. 다른 암호화폐도 마찬가지였다. 같은 시각 이더리움의 김치 프리미엄은 21.4%, 도지코인은 20.07% 등으로 대부분의 암호화폐가 20%대를 기록했다. 이날 오후 2시 40분 현재는 대부분의 암호화폐에서 15% 내외로 오전보다는 줄었다.


다만 15% 수준도 최근의 흐름에 비해서는 크게 높은 것이다. 일례로 비트코인의 김치 프리미엄은 지난달 22일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초강경 발언 이후 2~3%대까지 축소됐다가 이후 7~8%대를 유지하다 이번에 다시 뛰었다.


김치 프리미엄은 대표적인 암호화폐 거품 측량 지표로 통용된다. 암호화폐는 개별 거래소 단위로 가격이 매겨지기 때문에 같은 암호화폐라도 거래소마다 차이가 있다. 해외보다 국내 가격이 비싸다는 것은 그만큼 전 세계 암호화폐 투자 수요보다 국내에서의 열기가 더 높다는 의미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코빗의 정석문 사업개발담당이사는 “해외에서 거래되는 비트코인 매도 물량이 많이 나와 해외 가격이 더 많이 내려간 결과 국내 가격과 차이가 벌어졌다”며 “매도물량이 국내에서는 상대적으로 덜 나왔다”고 설명했다.


향후 국내에서의 가격이 해외와 비슷해지며 김치 프리미엄이 줄고 이 과정에서 비싼 가격에 코인에 투자한 사람은 순식간에 손해를 볼 수 있다. 실제 2018년 1월 비트코인의 김치 프리미엄은 최대 54.4%까지 치솟은 바 있다. 국내 거래소에서의 가격이 해외보다 50% 이상이나 비쌌던 시기였다. 이후 박상기 당시 법무부 장관이 거래소 폐쇄 방침까지 시사하면서 김치프리미엄은 급격히 빠졌고 국내 암호화폐 가격이 해외보다 더 낮게 형성되기도 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최근의 김치프리미엄 급등에는 환차익 수요를 막은 여파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일부 세력은 해외에서 저렴한 가격에 암호화폐를 사와 국내에서 비싼 가격에 팔아 차익을 봐 온 것으로 추정된다. 이 과정에서 국내에 암호화폐 물량이 풀려 김치프리미엄이 상승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최근 시중은행은 비대면 해외 송금에 월 한도를 신설하는 등 이 같은 거래를 막는 조치를 잇따라 시행했다.



/이태규 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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