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 '카뱅 따라잡자'…케이뱅크 1조 1,000억 투자유치 확정

MBK·새마을금고·신한PE 등 참여
중금리 대출·사용자 편의성 강조
경영진 및 주주 리스크는 우려

인터넷은행 업계 1위 카카오뱅크를 따라잡기 위한 케이뱅크와 비바리퍼블리카의 투자유치가 순풍을 받고 있다. 케이뱅크는 중금리 시장의 틈새를 겨냥하고, 토스앱에 이어 토스증권과 토스은행을 출범시키는 비바리퍼블리카는 사용자 편의성을 내세웠다. 기업가치로 20조 원까지 기대하는 카카오뱅크가 분위기를 달구는 가운데 후발주자의 성장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2020년 10월 기준(카카오뱅크 자본금은 3월말 기준 2조 483억 원)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투자유치 규모가 6,000억 원에서 1조 1,000원으로 늘었으며 다음 주 초 이사회 등을 거쳐 최종 확정한다. 기존 주주 외에 신규로 투자하겠다는 투자자가 몰리면서다.


IB업계 관계자는 “기존 주주도 1,000억 원 이상 증자를 계획하고 있고, 신규로 4~5곳의 투자자가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모펀드 운용사인 MBK파트너스·베인캐피탈을 비롯해 새마을금고가 주요 투자자이고 그 밖에 게임사 컴투스, 싱가포르 투자청(GIC) 등이 투자할 예정이다. 신한금융그룹 자회사인 신한대체투자운용은 사모펀드 JS프라이빗에쿼티(PE)를 통해 모은 고액자산가의 투자금으로 최대 1,500억 원 참여한다.


투자 유치가 성사되면 케이뱅크 자본금은 9,000억원에서 2조원 가까이 늘어난다. 카카오뱅크 자본금(2조 483억원) 격차도 줄어들면서 본격적인 대출 경쟁에 나설 수 있다.


케이뱅크는 확실한 플랫폼을 갖고 있는 카카오뱅크와 차별화하기 위해 오히려 기존 금융권과 경쟁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중금리 대출에 초점을 맞추되, 부실관리에 혁신성을 가미하는 것이다. 신용등급 4~7등급에 해당하는 개인을 상대로 10% 안팎의 금리를 적용하는 중금리 대출은 인터넷 은행 출범의 명분이다. 그러나 부실관리 때문에 활성화가 더디다는 지적이다.


케이뱅크는 최대주주인 BC카드의 결제 데이터와 모회사인 KT의 통화내역을 활용할 계획이다. 대출 신청자의 통화 상대방 신용등급을 고려해 높은 등급이면 이를 평가에 반영한다. 업계 관계자는 “신용도 차이가 큰 사람과 사회적 교류를 하는 확률이 적다는 데이터를 고려한 것으로 통화내역은 다른 시중은행이나 인터넷 뱅크가 활용할 수 없는 자료”라고 설명했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6월 말부터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와 제휴해 실명계좌 발급 및 원화 입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4월 한달에만 146만명의 고객을 확보, 전체 고객 수가 537만명으로 급증했다.


비바리퍼블리카 역시 투자 유치를 추진 중인데 글로벌 사모펀드를 중심으로 2,000억 원 가량 투자 의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해 8월 세쿼이아캐피탈차이나, 클라이너퍼킨스, 알토스벤처스 등에서 2,060억원을 유치하며 3조1,000억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당시 투자자 중 일부가 이번 투자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송금 어플리케이션 토스로 출발한 비바리퍼블리카는 토스 증권에 이어 올 하반기 토스 은행 출범을 앞두고 있다. 이르면 다음달 금융당국으로부터 본인가를 받을 전망이다.


비바리퍼블리카는 기존 토스앱에 증권과 은행 기능을 더하는 ‘원앱 전략’을 쓰고 있다. 서비스 별로 별도 앱을 운영하는 시중은행 등과 달리 사용자 편의성이 높다. 토스증권은 비바리퍼블리카로부터 꾸준히 증자를 받아 현재 자본금을 800억 원 까지 늘렸다. 토스 앱의 기존 가입자는 2,000만 명에 이르고 토스증권은 최근 상장사 주식 1주씩을 무작위로 나눠주는 이벤트로 주식계좌를 200만 개까지 확장했다.


투자업계 일각의 우려도 있다. 케이뱅크는 주요 주주의 혁신성이 뚜렷하지 않다는 게 약점이다. 대주주 BC카드의 모회사인 KT의 경영진이 현재로선 케이뱅크에 적극적이지만 경영진 교체에 따른 전략 변경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있다. 업비트를 통해 순식간에 계좌 수를 늘렸지만, 이를 케이뱅크의 진정한 고객으로 확보해야 하는 과제도 있다. VIG파트너스 등 투자를 검토하던 일부 투자자는 결국 투자하지 않기로 했다.


토스증권·토스뱅크는 모회사인 비바리퍼블리카를 통해 투자하는 구조 때문에 일부 투자자가 주저하고 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토스증권의 지분 100% 를 갖고 있고, 토스뱅크는 은행법에 따라 34%를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비바리퍼블리카나 토스뱅크의 기존 투자자와 신규투자자가 투자 회수를 놓고 이해관계가 상충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모회사와 자회사간 주주가 다르면 둘 중 하나를 상장했을 때 주주간 엑시트(투자금 회수)시점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임세원 김상훈기자 wh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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