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하는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21일 박근혜 전 대통령을 향해 감사 인사를 했다. 전날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이 전 최고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2021년은 책 읽고 코딩하면서 평화롭게 쉬고 싶었는데 27살 이후로 한 해가 계획대로 돌아가는 일이 거의 없으니 이제 익숙하기만 하다"며 "생각해보면 다 나를 이 판에 끌어들인 그분 때문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나는 컴퓨터와 씨름하던 나를 사람들과 씨름하는 곳으로 끌어내 준 그분에게 항상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두 차례에 걸쳐 언급한 '그분'은 박 전 대통령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최고위원은 2011년 말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비상대책위원으로 발탁됐고, 한동안 그에게는 '박근혜 키즈'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이 전 최고위원은 미국 하버드대를 졸업한 '엄친아' 타이틀을 갖춘 데다 당시 박 비대위원장에 대해서도 거침없는 쓴소리를 쏟아내며 주목을 받았다.
이후 2017년 박 전 대통령 탄핵 사태 직후 바른정당을 창당해 적을 옮겼고, 유승민 전 의원 등과 함께 바른미래당, 새로운보수당 등을 거쳤다. 이 전 최고위원은 연합뉴스에 "탄핵 때 사실상 완전히 결별했지만, 저를 영입해줬다는 점에 대해서는 굉장히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발언은 전당대회에서 큰 영향력을 미치는 당원들의 표심을 겨냥한 행보로도 읽힌다. 이 전 최고위원은 다음 주부터 2주 동안 박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자 보수 텃밭으로 일컬어지는 대구에 머물며 민심을 청취할 계획이다.
/박신원 인턴기자 shin0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