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용]"친환경숍도 '힙'"…가로수길 옆 아로마티카 제로스테이션

※ 환경을 생각하는 뉴스레터 '지구용'에 게재된 기사입니다.[구독링크]



요즘 주위에 제로웨이스트숍이 많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현재 에디터가 살고 있는 망원동에도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부쩍 늘고 있습니다. 그래서 주말이면 가끔 이런 곳에 가끔 들러서 요즘 친환경 트렌드를 살펴보고 소개할 만한 것들이 없을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큰 친환경숍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근처에 있는 아로마티카 '제로스테이션'으로 지난달 22일 '지구의 날'에 문을 열었습니다.



아로마티카 제로스테이션 입구. 나무로 된 의자, 폐유리병으로 만든 테이블이 있고, 문 앞에는 재활용 분리수거함이 놓여져 있다. /지구용

플라스틱도 재질에 따라 수거할 수 있는 분리 수거함. 재활용이 가능한 페트병도 투명과 유색으로 나눠 수거할 수 있도록 해놨다. /지구용

아로마티카 제로스테이션을 겉에서 보면 아주 트렌디한 '카페'? 같습니다. 입구에 들어서기 전 데크 공간에는 차를 마실 수 있는 테이블과 의자가 있습니다. 입구 데크에는 작은 테이블이 있는데 폐유리를 재활용해 만든 제품이라고 합니다.


입구 오른쪽에는 분리수거함이 '쫙' 늘어서 있습니다. 보통 분리수거함은 일반쓰레기, 페트, 유리병 이 정도로 구분하는 편인데, 이 곳은 제로웨이스트 숍답게 이 곳에는 더 세분화돼 있습니다. 특히 플라스틱 류를 보다 세세하게 나눠놨습니다. 페트는 투명과 유색 페트로 나눠놨고, 폴리프로필렌(PP), 폴리카보네이트(PC)로 구분돼 있습니다. 병 뚜껑을 따로 모으는 수거함도 있었습니다.



아로마티카 제로스테이션 내부. 문을 들어서면 티카페가 있고 오른쪽 벽면에는 제로웨이스트 굿즈들이 진열돼 있다. /지구용

아로마티카 제로스테이션 내부. 긴 테이블을 둬서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 있고 맞은 편에는 아로마티카 제품들이 전시돼 있다. /지구용

내부로 들어가면 티카페가 가장 먼저 보입니다. 왠지 건강해질 것 같은 음료를 주로 팔고 있습니다. 음료 가격은 살짝 비싼 감이 있습니다. 그리 넓지 않습니다. 숍 왼쪽에는 아로마티카 제품 라인업이 전시돼 있고, 오른쪽은 긴 테이블이 놓여져 있습니다. 그리고 벽에는 재활용 관련한 영상이 계속 흘러나와서 시선을 사로 잡습니다.



아로마티카 제로스테이션에 진열된 화장품. 대부분이 재활용 재료로 만든 용기를 사용하고 있다./지구용

아로마티카가 친환경 화장품 브랜드입니다. 그래서 진열된 제품 모두 비건?? 화장품입니다. 내용물도 친환경이지만 특히 화장품 외부 용기가 대부분 재활용 가능한 페트병라는 점이 놀랍습니다. 유리병도 많습니다. 아로마티카에서 만든 제품 용기 중 97%는 재활용해서 만든 용기라고 합니다. 이것 역시 다시 재활용할 수가 있다고 합니다. 재활용 소재로 만들 경우 일반 페트병보다 투명도가 살짝 떨어지기 때문에 눈으로 봐도 재활용한 제품인지 아닌 지를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나머지 3%는 튜브 형태라 재활용이 어렵다고 합니다. 하지만 앞으로 이것도 재활용 가능한 용기로 바꿔나가겠다는 것이 아로마티카의 생각입니다. 이 곳에서는 아로마티카 화장품 전 제품을 다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레이프랩, 예고은삼베, 코르코 등 다양한 친환경 브랜드 제품도 함께 판매하고 있습니다. 테스터 제품도 있으니까 방문하시는 분들은 한 번 써보셔도 될 듯합니다.



제로스테이션 안에는 아로마티카 인기 제품을 빈 용기에 담아주는 리필스테이션. /지구용

제로스테이션의 가장 안쪽에는 화장품을 리필할 수 있는 공간인 리필스테이션이 있습니다. 여기서 바디워시나 에센스 등 아로마티카의 인기 제품을 리필할 수가 있다고 합니다. 빈 용기는 꼭 가져가야 합니다. 반찬통이라도 괜찮다고?? 하네요. 만약 빈 용기가 없으면 현장에서 사야 합니다. 이곳에서는 베스트셀러인 로즈마리 샴푸랑 알로에 베라 젤, 각종 컨디셔너와 바디오일, 토너 등 18개 종류의 제품을 리필할 수 있습니다.


대개 제로웨이스트숍을 가면 본인이 직접 펌핑을 해서 원하는 양을 담아 갑니다. 하지만 이곳에는 커다란 리필 기계가 있습니다. 수제 맥줏집에 있는 맥주 기계처럼 생긴 듯도 합니다. 원하는 제품을 얘기하면 화장품 조제관리사분께서 제품 특징을 설명해주시고, 제품도 추천해 주는데요. 원래 화장품을 나눠서 판매하는 맞춤형 화장품 숍에는 관리사님이 계셔야 한다고 합니다.



폐마스크로 만든 의자와 테이블./지구용

이것도 처음 알았습니다. 에디터는 '유칼리툽스?? 스칼프 클래리파잉 샴푸'를 리필했습니다. 재활용 리필 용기에 담아주시네요. 리필 공간 앞에 하얀색 테이블이 있는데 폐마스크로 만든 의자와 테이블이었습니다. 두들겨 보니 돌처럼 단단합니다. 폐마스크를 열풍에 녹이고 식히기를 반복해서 만들었다고 하는데, 이 정도의 강도가 나오리라 고는 생각조차 못했습니다.



업사이클링 작가들이 만든 제로웨이스트 굿즈. 삼베로 만든 샤워타월이나 국물을 낼 때 쓰는 티백 등 다양하다./지구용

아로마테라피 관련 전시물과 판매 중인 오일류./지구용

입구에 들어온 후 바로 오른쪽을 보면 제로웨이스트 굿즈를 전시하고 있습니다. 삼베로 만든 샤워타올이나 비누거품을 내주는 소프넛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 중입니다. 굿즈 진열대 옆에는 개수대가 하나 있습니다. 손님들이 재활용 용품을 분리 수거할 때 내용물이 남아있을 경우 이곳에서 씻어서?? 버릴 수 있게 설치해놨다고 합니다. 신경 쓰지 않으면 지나칠 수 있는 부분인데도 아로마티카는 작은 부분도 놓치지 않더군요.


리필 공간 옆에는 아로마테라피를 위한 공간과 오일 제품이 진열돼 있습니다. 로즈마리, 라벤더, 암라, 칼렌둘라 등 원재료가 오일로 변신하는 과정도 간단하게 전시해 놨습니다. 이렇게 만든 오일은 향초나 욕조에 한두 방울 떨어뜨려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은은한 향기가 편안한 느낌을 주고 숙면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합니다.



제로스테이션에서는 텀블러와 종이백을 기부받아요. 제품을 사고 담을 가방을 갖고 오지 않으면 저곳에서 종이백을 빌릴 수 있어요. 티카페에서는 텀블러도 빌려주신답니다.

제로스테이션 한 쪽에는 플라스틱방앗간이 있습니다. 숨은 공간인데요. 분리수거한 병뚜껑을 잘게 쪼개서 비누 받침대를 만드는 곳이라고 합니다. 거기서 만든 제품은 직접 매장에서 판매합니다. 하지만 플라스틱 병 뚜껑을 모아서 오면 비누 받침대를 싸게 판매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사실 처음에는 아로마티카의 제로스테이션이 얼마나 잘돼 있을지 절반 정도는 기대를 하지 않고 갔습니다. 깔끔하고 ‘힙’한 인테리어 등도 좋았지만 에디터에게는 환경을 걱정하는 아로마티카의 작은 배려들이 훨씬 눈에 들어왔습니다. 종이백을 사용하지 않기 위해 방문객, 고객들에게 받은 쇼핑백을 공유해서 사용한다거나 음료??를 가져가려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일회용 컵 대신에 공유 텀블러를 제공하는 것도 인상 깊었습니다.



아로마티카 제로스테이션 옆에 있는 플라스틱 방앗간. 플라스틱 병 뚜껑으로 비누 받침 등을 만들고 있다. /지구용

제로스테이션 뒷문을 열고 나가면 플라스틱 방앗간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손님들이 가져온 플라스틱 병뚜껑을 녹여 만든 비누 받침대를 저렴하게(3,000원) 판매하고 있습니다. 원래는 만원인데 병뚜껑을 가져오는 사람들에겐 싸게 파는 거라고 합니다. 그냥 플라스틱 병뚜껑을 모으는 것보다 더 호응이 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화장품에 대해 잘 모르다 보니 화장품 얘기는 많이 못했습니다. 관심이 있으신 분은 색다른 경험을 한다는 생각으로 한 번 방문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규모나 갖고 있는 콘텐츠에 비해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팀지구용 use4u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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