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이 대권 후보로 소환되는 이유…"윤 전 총장의 사고 중심엔 국민이 있다"

■혼돈의 정치 대통령 리더십
정영호 지음, STEP펴냄


리더십 연구가이자 정치평론가인 정영호 씨폴리티카 대표가 ‘윤석열의 리더십’을 분석한 ‘혼돈의 정치 대통령의 리더십’을 출간했다. 저자는 대통령에게 요구되는 리더십을 열거한 뒤 간디·링컨·루스벨트·존슨·만델라 등 세계적인 지도자들의 리더십을 논하며 혼란스러운 한국 정치 현실을 진단한다. 이를 바탕으로 오늘날 한국 정치 현실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소환되는 이유를 끄집어낸다.


저자는 우선 이 책의 실마리를 윤 전 총장의 검찰총장 취임사에서 찾는다. 윤 전 총장은 지난 2019년 7월 대검찰청 간부들과 직원들 앞에서 취임사를 낭독했다. “헌법 제 1조에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규정 돼있습니다. 형사법 집행은 국민으로부터 부여 받은 권력이고 가장 강력한 공권력입니다. 국민으로부터 부여 받은 권한이므로 오로지 헌법과 법에 따라 국민을 위해서만 쓰여야 하고, 사익이나 특정 세력을 위해 쓰여서는 안 됩니다”라며 헌법 정신을 거론한다. 저자는 소속 정당도, 출마 선언도 없이 수 개월째 차기 유력 대권 주자로 꼽히는 ‘윤석열 현상’의 본질을 이 취임사에서 찾는다. 윤석열은 취임사에서 ‘국민’만 23번 언급한다. 그의 모든 사고의 중심에 국민이 존재하며 국민은 윤석열 정치 행위의 출발점이다. ‘윤석열의 가치’로서 ‘국민 주권 원리’다. 국민 주권 원리는 전제주의와 대항하며 형성된 원칙이다. 이 원칙에 바탕하는 철학을 가졌기에 윤석열은 ‘살아있는 권력’ 앞에서도 올곧은 자세를 유지할 수 있었다.


저자는 취임사의 각론에도 주목한다. 윤 전 총장은 “형사 법 집행에 있어 우선적으로 중시해야 할 것은 공정한 경쟁질서의 확립”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권력 기관의 정치 개입, 불법 자금 수수, 시장 교란 반칙 행위, 우월직 지위 남용과 같은 공정한 경쟁질서를 무너트리는 범죄에 대해서는 추호의 망설임도 없이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 이제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본질을 지키는 데 법 집행 역량을 집중시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신뢰와 시장경제를 작동하게 하는 공정 경쟁질서의 확립이다. 국민주권이 우리 사회의 기반이라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는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두 기둥이다.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기본틀에 대한 윤 전 총장의 확고한 신념이 국민들이 지지를 보내는 이유다. 윤 전 총장은 말로만 그치지도 않았다. 그는 살아있는 권력의 압박에도 자신의 원칙 위에 서서 의연히 대처해 국민들의 신뢰를 얻었다. 부당하다 판단되는 징계에는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대통령에게 소송을 제기했다. ‘법과 원칙’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용기다.


저자는 이 용기를 윤 전 총장이 혼란스러운 시대의 새로운 리더십으로 떠오르는 이유로 본다. 윤 전 총장의 분명한 소신과 일관된 행동, 그리고 그것을 지켜나가는 용기가 ‘상식과 공정’이 시대정신이 된 오늘날 그를 대권주자로 부상케 했다는 설명이다. ‘마침내 윤석열의 시간이 왔다’는 저자는 진영대결의 정치가 종식되고 공정과 상식이 보편적 가치로 수용되는 사회를 염원하며 책을 끝맺는다.


/주재현 기자 jooj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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