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北 주민 인도적 지원은 지지…韓, 방역물자 제공 등 교류 시동 거나

■ 한미정상회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오후(현지 시간) 한미정상회담을 마치고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워싱턴DC=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에서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가 그간 강조해왔던 남북 간 특수 관계를 인정해 인도주의적 지원을 용인하기로 했다는 평가다. 또 북한이 핵 개발 등에서 태도 변화를 보인다면 문재인 정부가 금강산 관광 재개와 남북 철도 연결 사업 등에 대한 추진에 나설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 시간) 한미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북한의 인권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협력한다는 데 동의하고 가장 도움을 필요로 하는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 제공을 계속 촉진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는 차이가 나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 당시 미국은 남북 간 교류 협력에 대해 대북 제재 위반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금강산 관광 등 남북 교류 협력도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 또 유엔 안보리 제재로 식료품, 원유, 전자·기계류 등의 수출입도 엄격히 제한 또는 금지됐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대북 인도주의적 지원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면서 우리 정부가 남북 교류 협력 분야를 대폭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는 우선 북한이 필요로 하는 코로나19 진단 키트 등 방역 물자 지원을 제안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유엔 안보리 제재를 위반하지 않는 선에서 비료 지원 등도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북한이 핵 동결 조치 등을 단계적으로 이행하게 되면 ‘외화 벌이’로 평가받았던 금강산 관광 등도 장기적으로 재개할 수 있다는 평가다. 또 문재인 대통령이 적극 추진해온 남북 간 철도 교통 인프라 연결 등도 논의가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 같은 교류와 협력이 이뤄지려면 북한이 이에 상응하는 핵·장거리 미사일 동결 조치를 이행해야 한다는 평가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미국에서 인도적 지원을 지지한다고 밝혔으니 정부는 이를 계기로 방역 물자 지원 등 인도주의적 교류를 확대하려고 할 가능성이 높다”며 “하지만 북한이 거부감을 보이며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 실제 남북 간 교류가 확대될지는 예단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워싱턴DC=공동취재단, 서울=강동효 기자 kdhy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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