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교사 13%만 고교학점제 찬성…추진 중단해야”

진보교육연구소 등 7개 단체 온라인 설문조사 실시
응답자 91%, "현장 소통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지난 7일 고교학점제 선도학교인 서울 성북구 서울도시과학기술고등학교를 방문해 수업을 참관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등학교 교사 13%만이 교육부가 추진하는 고교학점제에 찬성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진보교육연구소 등 7개 단체는 지난달 26∼30일 전국 고등학교 교사 1,138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 중 13.2%만 고교학점제를 교육부의 계획대로 추진하는 것에 찬성했다고 24일 밝혔다.


'추진을 중단해야 한다'고 응답한 사람이 48.9%로 가장 많았고 '시행을 연기해야 한다'고 답한 비율은 37.9%였다.


2025년부터 전면 시행되는 고교학점제는 모든 고등학교에서 학생이 원하는 과목을 골라 듣는 제도다. 학생이 1학년 때 공통과목을 중심으로 이수하고 그 뒤에는 원하는 과목을 골라 듣고 정해진 만큼 학점을 채우면 졸업을 인정한다.


조사 대상의 91.7%는 학교 현장의 교육 주체들과 충분한 소통없이 고교학점제가 일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답변했다. 76.5%는 고교학점제에 대해 '보편교육의 성격이 강한 고등학교 교육에서 진로 과목 중심의 선택형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과목 선택권을 넓히기 위한 학교 연합형·지역연계형 과목 개설 확대 방안에는 조사 대상의 81.0%가 '현실성이 떨어지고 교육의 질을 담보할 수 없다'고 응답했다. 단기 연수를 통한 교원 자격증 발급·무자격 교사의 기간제 채용에 대해서는 85%가 반대했다.


'고교학점제가 교육 불평등을 초래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교사는 75.3%였고 '행정업무 증가로 교육력이 약화할 것'이라고 답한 교사는 86.1%에 달했다.


진보교육연구소 등은 "현장 교사의 다수가 반대하는 정책과 제도가 성공할 가능성은 없다"며 "교육부는 고교학점제 추진을 즉각 중단하고 입시 중심의 한국 고등학교 교육을 개혁하기 위한 방안을 새롭게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동훈 기자 hoon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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