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명품 시장에서 대표적 브랜드인 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이 가격을 또다시 인상하며 백화점 관련 주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롯데쇼핑(023530)·현대백화점(069960)·신세계(004170)의 경우 지난 1분기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명품 매출이 증가하면서 눈에 띄는 실적을 냈기 때문이다. 보복 소비가 2분기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며 백화점주의 상승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2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백화점은 전일보다 0.56%(500원) 오른 8만 9,300원에 거래를 마치며 3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롯데쇼핑 역시 전 거래일보다 0.45%(500원) 상승한 11만 2,500원에 거래를 끝내며 4거래일 만에 상승세로 전환했다. 신세계는 전일과 같은 30만 2,000원에 거래를 끝냈다.
그동안 코로나19 장기화에 부진을 면치 못하던 백화점주가 다시 꿈틀대는 것은 실적 개선 덕분이다. 백화점 3사의 경우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현대백화점은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6,832억 원, 65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2%, 336%가 늘었다. 신세계는 매출액이 1조 3,2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236억 원으로 3,659%가 뛰었다. 롯데쇼핑의 경우 매출액은 3조 8,8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 줄었으나 영업이익이 618억 원을 기록하며 19%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백화점의 실적을 견인한 것은 명품을 비롯한 패션 부문에서 일어난 보복 소비 때문이다. 최근 백화점별로 명품 수요가 급증하며 공급이 소비를 못 따라가는 쇼티지(공급 부족) 현상이 벌어지는가 하면 명품 평균 매출 비중이 4배가량 뛰기도 했다. 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등 명품들이 급격히 가격 인상을 수차례 진행하는 한편 제품 공급을 제한해 희소성이 높아지는 마케팅으로 실적이 급성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2분기에도 명품 매출을 기반으로 백화점이 호실적을 낼 것으로 기대했다. 저조한 백신 접종률로 인해 여행 대신 쇼핑을 선택하는 보복 소비 행렬이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최근 다소 주춤했던 백화점주의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며 잇따라 목표 주가를 올렸다. 유진투자증권은 신세계의 목표 주가를 기존에 36만 원에서 39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고 DB금융투자와 카카오페이증권은 각각 40만 원, 39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IBK투자증권은 현대백화점의 목표 주가를 10만 원에서 12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고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롯데쇼핑의 목표 주가를 14만 원에서 15만 원으로 올렸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백화점들은 명품이 여전히 고신장하고 있는 동시에 패션과 의류 카테고리 매출 증가율이 25%에 이르며 마진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허제나 카카오페이증권 연구원은 “명품 매출 고신장이 전 사 성장을 견인하며 백화점 매출 회복세가 예상 수준을 월등히 웃돌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시진 기자 see1205@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