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도지사가 24일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국군 전용 백신 55만명 분을 확보한 것을 두고 “국민 앞에 부끄럽게 생각하고, 먼저 사과부터 하는 것이 정상”이라고 비판했다.
원 지사는 이날 오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백신스와프가 실패했다. 한국군 장병에 대한 55만명 분의 백신 지원이라는 초라한 결과를 받아들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동안 이 정부가 미국을 대해 온 태도는 잊어버린채 부끄러움도 모르고 ‘어려울 때 친구가 진정한 친구’라는 말로 백신을 애원했다”고 꼬집었다. 백신스와프란 미국의 백신 여유 물량을 한국에 먼저 들여온 뒤 한국이 도입하기로 한 백신을 추후 돌려주는 것을 말한다.
앞서 문 대통령은 방미 중이었던 지난 22일(현지시각) 귀국 직전 SNS를 통해 “회담 결과는 기대한 것 이상이었다. 미국이 우리의 입장을 이해하고 반영해주느라 신경을 많이 써줬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또 “백신의 직접지원 발표는 그야말로 깜짝선물이었다”며 “(조 바이든 대통령이) 내부의 반대가 만만찮았다고 하는데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특별히 중시해주었다”고 적었다.
이에 원 지사는 문 대통령을 향해 정상회담의 성과는 결코 자랑할만한 것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은 이것을 깜짝선물이라고 자랑하고 있다. 부끄럽다”며 “55만명 분의 백신밖에 확보 못한 것이 부끄러운 게 아니라, 이를 자랑하는 대통령이 부끄럽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대한민국 국군 총사령관인 대통령이 우리 군의 백신을 우리 힘으로 못 맞히고, 미국의 지원으로 맞히는 것에 대해 국민 앞에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희희낙락하면서 성과라고 자화자찬 할 일이 아니다. 자기 만족으로 정신 승리를 추구할 일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김남균 기자 sout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