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따른 북한-중국 간 국경 폐쇄로 세계 가발 공급망이 붕괴하고 제품 가격이 치솟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24일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과거부터 중국은 가발 반제품 가공을 북한에 맡겼는데 코로나19로 두 나라 국경이 폐쇄되면서 생산에 차질이 생겼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중국은 세계 가발 공급의 70%를 차지하며 이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은 인도나 미얀마에서 들여 온 사람 머리카락과 각종 원·부자재를 북한에 보내 반제품을 만들게 한 뒤 중국에서 최종 완성품을 만드는 생산 체계를 구축했다. 북한의 인건비가 중국보다 훨씬 싼 데다 이 분야는 지난 2016년 시작된 유엔과 미국의 대북 제재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자유로운 거래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북한이 중국과의 국경을 폐쇄한 것은 지난해 1월이다. 이 시기부터 중국에서 가발 재료를 북한에 보낼 수 없었고, 북한이 만들어 놓은 반제품 재고 역시 중국에 보낼 수 없게 됐다.

중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월 1,400만 위안(약 24억 5,000만 원) 규모의 가발 재료가 중국에서 북한으로 선적됐는데 그 다음달엔 45만2,000 위안(약 7,917만 원)으로 뚝 떨어졌고 이후 엔 교역 기록이 없다.

중국의 한 가발업자는 “노동의 질은 북한이 훨씬 높지만 중국의 인건비가 북한보다 30%는 높다”면서 “가발 가격이 매주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봉제나 가발 등 사람의 손기술과 집중력이 중요한 분야에서 강점을 갖는데 중국 노동자가 이를 단기간에 따라잡기 어렵다는 것이다.

여기에 인도의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머리카락 공급도 차질을 빚고 있어 가발 공급 위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사람 머리카락은 1㎏당 220위안(약 3만8,500원)에 거래되던 것이 최근 4배 이상 뛰어올랐다.

가발의 최대 소비국은 미국으로 세계 수요의 40%를 차지한다. 미용 목적도 있지 암 환자 등을 위한 가발 수요도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