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가 먼저 유혹했다"면서 강제추행 혐의를 부인한 50대 고모부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노재호)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친족 관계에 의한 강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59)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와 함께 8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과 장애인 복지시설, 아동 관련 기관에 각 3년간의 취업제한을 함께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과 12월 20대 조카 B씨를 3차례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친척들이 모인 상황에서 다른 가족들의 눈을 피해 술에 취한 B씨에 다가가 입을 맞추고 특정 신체부위를 만지는 한편 '해줄 말이 있다'면서 모텔로 데려가 강간을 시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B씨가 자신을 유혹해서 일이 벌어지게 된 것"이라고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A씨가 혐의를 부인하면서 B씨는 수차례 경찰에 불려가 피해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후 A씨의 아들인 C씨가 경찰에 자발적으로 출석해 A씨의 변명이 거짓임을 뒷받침하는 내용을 털어놓으면서 범행이 드러났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피고인은 주변 친척들에게 납득할 수 없는 변명을 하거나, 피해자의 아버지에게 '죽어버리겠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내는 등 어떻게든 중한 책임을 면해보려는 태도를 보여 피해자는 여러 차례 피고인의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20대 초반의 나이에 고모부로부터 몹쓸 짓을 당한 피해자는 가치관의 혼란과 함께 짧은 기간만으로는 극복하기 어려운 정신적 충격에 시달리게 됐다"고 판시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피고인이 현재까지 피해자의 용서를 받지 못한 점과 이 법정에 이르러 범행 일체를 자백하고 선처를 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도 했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