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상승세 끝물?..."차라리 은·달러 사라"

금 선물 장중 1900달러 돌파…1월후 최고
거래소 금 가격도 이달 7.85% 치솟아
증권가"금 상승세 1,950달러에서 멈출 것"
은·구리 등 실물 경제 연동된 원자재 유망
美 테이퍼링 대비해 달러화 매수도 유효

달러화/로이터연합뉴스

금값이 1,900달러선을 돌파하며 지난 1월 초 이후 최고치 행진을 벌이고 있다. 최근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와 암호화폐 급락 등 위험 자산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안전 자산인 금으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가격 상승 폭이 제한된 금보다 은, 달러 자산, 원자재 등을 매수하라고 조언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거래된 금 현물(99.99K)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0.78% 오른 6만 8,540원을 기록했다. 이달 7.85%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며 올해 1월 최고점인 6만 9,000원대 진입을 눈앞에 뒀다. 3~4월까지만 해도 금 현물은 6만 2,000~6만 3,000원 사이에서 등락을 거듭했다가 이달 안전 자산 선호도가 높아지며 가격이 뛰었다. 이달 일 평균 거래 대금은 4월(60억 원)보다 48% 급증한 89억 원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급등한 금 가격이 조만간 박스권을 형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날 글로벌 선물 시장에서 금 선물은 올 1월 이후 처음으로 장 중 1,900달러를 넘어서 강세를 보였다. 하나금융투자는 중기적으로 글로벌 금 가격이 온스당 1,600~1,950달러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전규연 하나 금융투자 연구원은 “오는 4분기께 미국 연방준비위원회가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가이던스를 제시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는 실질금리 상승과 미국 달러 강세를 유도할 것”이라며 “또 금 가격의 추세적 상승을 제한해 금 가격이 전고점을 경신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금을 대체할 만한 안전 자산으로 실물경제와 연동된 원자재나 달러 자산 등을 제시했다.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부각되며 금 가격이 급등했지만 금리 인상 등 하반기로 갈수록 하락 압력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귀금속 가운데서는 은이 실물경제와의 연관성이 높다. 황현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절대적인 양에서는 은의 공급 과잉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수요의 증가 폭(실물 투자 및 태양광 등 산업용 수요 개선 등)이 높아 가격 상승 요인이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가격 측면에서는 금의 상대적 약세가 예상돼 상대적으로 저평가 매력이 부각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외에도 코로나19 이후 경기회복으로 구리 등 원자재의 수혜가 예상된다. 올 하반기 미국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도 구리·철강 등 금속 수요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진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내용상 전기차 구매, 배수관 교체 등은 분명 금속 중심의 수요를 자극할 이슈로 연간 철강 850만 톤, 알루미늄 30만 톤 등 추가 수요 확대가 가능하다”며 “다만 유동성의 힘이 선반영되며 원자재 가격이 높아진 만큼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하반기 미국의 테이퍼링을 대비해 달러 자산을 매수하는 것도 유망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달러화지수(89선대)는 테이퍼링 우려에도 3년 내 최저치 수준에 머물고 있다. 김찬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원·달러는 수출 호조와 외국인 복귀 등으로 3분기까지 하락 우위가 이어지다가 4분기 미국발 정책 정상화 경계로 점진적인 반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신한나 기자 hanna@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