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꽂이]투자 명문가의 노하우…"수익 내려면, 단거리보다 마라톤 선수가 되라"

■100년 투자 가문의 비밀
존 로스차일드 지음, 유노북스 펴냄


코로나19는 우리의 일상 뿐만 아니라 주식시장의 모습도 크게 바꿔 놓았다. 펜데믹으로 주가가 폭락하고 투자가들이 대거 증시에서 빠져나가는 동안 ‘개미’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이 앞다퉈 시장으로 뛰어들었다. 어린 아이부터 고령자까지 연령대를 막론하고 주식 투자가 화두가 됐고, 투자 대중화와 주식 정보의 확산으로 일부 사람들에게만 열려 있던 투자의 벽은 허물어졌다. 시장은 여전히 불안하지만 주식투자가 일상이 된 지금, 손실에 대한 불안을 줄이고 안정적인 투자를 이어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미국의 저명한 금융 전문가 존 로스차일드의 신간 '100년 투자 가문의 비밀'은 미국에서 3대에 걸쳐 주식투자로 부를 축적해 온 데이비스 가문과 미국 증권시장의 역사에 관한 이야기다. 데이비스 가문은 지난 100년 동안 전쟁과 대공황, 경기 침체, 인플레이션 등으로 요동쳐 온 미국 경제와 시장의 부침을 이겨내고 성공적인 투자를 이어왔다. 대대로 주식투자를 가업으로 삼아 높은 수익을 일궈 온 것은 미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사례다. 그 노하우는 바로 장기투자다.


데이비스 가문이 급변하는 주가에도 장기투자 원칙을 지켜올 수 있었던 이유는 자신이 투자한 주식의 진정한 가치를 시장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확신 때문이었다. 따라서 데이비스 가문은 급격한 하락세에도 주식을 매각하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초기 자본을 1만8,000배로 증식하는데 성공했다.


책은 이처럼 최고의 우량주는 평생 변함없는 투자를 통해 발굴되며, 최고의 우량주가 진가를 발휘하는 데에는 많은 세월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여기서 말하는 장기 투자란 5년이나 10년이 아닌, 부를 대물림 할 수 있는 영원한 투자를 의미한다. 저자 로스차일드는 “투자는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마라톤”이라고 조언하며, 투자 기간이 짧을수록 위험 부담이 높아지지만 10년 이상 장기간을 계획한다면 투자의 시작이 달라진다는 점을 강조한다. 책에서 데이비스 가문은 강세장 막바지에 증시에 입문해도 20년이 지나고 보니 불안했던 첫 출발은 전혀 문제될 게 없었다고 회고한다. 특히 투자 시장이 예측하기 어려울수록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투자의 원칙을 갖춰야 한다고 책은 강조한다.


데이비스 가문은 수익에 따른 막대한 양도소득세 납부를 피하기 위해서도 장기 투자 전략을 선호했다. 장기 투자 전략은 거래 비용을 낮추고, 빈번한 매매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실수를 막는 효과도 있기 때문이다. 투자 대상을 자주 바꾸다 보면 기존에 보유했던 우량주를 포기하고, 불량주를 매수할 가능성도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2만1,000원.


/최성욱 기자 secr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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