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창의성·자율성 보장...재취업 교육 다양성 꽃 피워야

[라이프점프 5060 일자리 열차는 계속 달린다]
<4> 전직지원 서비스 시장 경쟁 본격화
인지어스·라이트매니지먼트 등
전직지원 컨설팅기업 11곳 선정
'강자' 대거 참여...기대·우려 공존
획일화 막으려면 지나친 개입 금물


지난해 2월 서울경제 라이프점프 주최로 열린 ‘전직 지원 서비스 활성화 컨퍼런스’에서 참석자들이 자료집을 꼼꼼히 살피며 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이날 콘퍼런스에는 대기업 인사 담당자 100여 명이 참석해 전직 교육 의무 적용에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이호재 기자

올 하반기 1,000인 이상 대기업에 재취업 지원 서비스 컨설팅을 제공할 전직 지원 업체들의 모습이 드러났다. 전직 지원 업계의 기존 강자에서부터 새롭게 사업 영역을 넓힌 컨설팅 전문 기관까지 다양한 형태의 고용 서비스 기업들이 선발됐다. 이들 업체는 정부 지원을 받아 재취업 지원 서비스 활성화에 나서게 된다. 업계는 오는 7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무료 기업 컨설팅 사업이 의무화 적용 대상 기업들로부터 어떤 평가를 받느냐에 따라 재취업 지원 서비스 제도의 안착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고 있다.


27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노사발전재단은 최근 재취업 지원 서비스 의무화 기업(근로자 1,000인 이상) 400곳과 의무화 기업에 진입할 수 있는 900~999인 기업 50곳을 대상으로 재취업 지원 서비스와 관련한 무료 컨설팅을 제공할 전직 지원 업체 11곳을 선발했다. 인지어스를 비롯해 라이트매니지먼트·맥시머스·제이엠커리어·맥시머스 등 전직 지원 시장의 강호들이 모두 이름을 올렸다. 이 밖에 고용서비스업계 선두업체 스탭스, 한국능률협회·능률협회컨설팅·한국생산성본부·한국표준협회 등 정부 부처 산하의 교육·컨설팅 기관들도 수행 기관으로 선정됐다.


재취업 지원 서비스는 50세 이상 근로자가 정년·명예 퇴직 등 비자발적인 사유로 이직할 경우 기업이 근로자에게 △진로 상담 △취업 알선 △창업 지원 △직업훈련 등을 제공하는 제도다. 지난해 5월부터 개정된 고령자고용법에 따라 1,000인 이상 대기업부터 의무화됐다. 하지만 의무 불이행에 따른 페널티 조항이 없는 데다 코로나19로 대면 교육 시장마저 침체하면서 제도 시행 초기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 실패했다. 이에 고용부는 48억 원의 예산을 편성해 노사발전재단을 통해 의무화 대상 기업들에 무료로 재취업 지원 서비스 컨설팅을 제공할 업체들을 선발하게 됐다.





업계에서는 컨설팅 수행 기관이 확정됨에 따라 재취업 지원 서비스 시장이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노사발전재단의 수행 기관 교육을 받은 뒤 8월부터 의무화 기업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컨설팅에 나선다. 재취업 지원 서비스 경험이 있는 기업에 대해서는 현재 운용 프로그램에 대한 개선 사항 진단, 전담 인력 역량 강화, 유형별 성과 관리 진단과 같은 전문 컨설팅을 제공할 예정이다. 반면 재취업 지원 서비스 경험이 없는 기업에 대해서는 제도 인식 개선과 운영 체계 구축 같은 기초 컨설팅을 제공한다. 노사발전재단은 이와 별개로 업종별 재취업 지원 서비스 모델 개발 및 보급, 기업 담당자 연수 등의 사업도 진행할 예정이다. 전직 지원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5월 재취업 지원 서비스 의무화가 시행될 때만 해도 1,000인 이상 대기업들이 프로그램 운영을 위해 분주히 움직였지만 코로나19로 모든 작업이 뒤로 밀린 상태”라면서 “정부의 이번 지원책은 전직 지원 시장의 막혀 있던 혈을 뚫어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재취업 지원 서비스가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시장의 창의성을 더욱 보장해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제도 시행 초기인 만큼 정부와 노사발전재단이 제도 안착을 위해 방향을 제시하는 것은 좋지만 지나칠 경우 획일화된 전직 서비스 프로그램을 양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직 지원 업계의 한 대표는 “이번 컨설팅 기관 선정 결과를 보면 이미 알려진 기업들 위주여서 창의적인 교육 프로그램이 나올지 의문”이라면서 “중장기적으로 시장이 활성화되려면 다양한 플레이어들이 경쟁하는 시장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혜선·서민우기자 doer0125@lifejum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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