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이 ‘국민 조미료’ 1호인 '미원'을 활용해 국내 라면 시장에 뛰어들었다. 1956년 발효조미료에서 시작해 종합식품기업으로 발돋움한 대상이 국내 시장에 라면을 내놓은 것은 창사 이후 65년 만에 처음이다. 대상은 라면 출시를 두고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 대표 상품인 '미원'을 알리기 위한 마케팅 차원이라는 입장이지만, 식품업계에서는 대상이 라면 시장을 타진해 보는 차원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대상이 ‘미원라면’을 출시했다. 대상은 2018년 해외시장을 겨냥해 ‘종가집 김치라면’을 출시한 적은 있지만 국내 시장에 라면 출시는 처음이다. 대상은 국산 발효 조미료 1호인 ‘미원’을 라면에도 접목해, 미원을 재해석하는 동시에 MZ세대와의 접점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대상의 전신인 동아화성공업은 1956년 회사를 설립하고 그해 국산 발효 조미료 '미원'을 출시해, 국내 조미료 시장을 처음으로 개척했다. 1962년 회사명을 미원으로 바꾼 후 1997년 미원과 세원을 합병하면서 대상으로 출범했다. 그만큼 대상에서 미원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시그니처 제품이다.
대상은 국내 시장에 출시한 라면에도 '65년 전통' 미원을 활용했다. '미원라면'은 누구나 즐겨먹는 라면에 미원의 감칠맛을 더했다. '미원라면'의 특징은 누구에게나 친숙한 라면에 미원을 넣어 감칠맛을 극대화했다. 또 마늘과 고추로 얼큰한 맛을 잘 살렸다.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컵라면으로 출시됐으며, 제품 패키지는 미원의 고유 서체와 붉은색 신선로 디자인을 그대로 적용해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뉴트로 감성을 입혔다.
한편 식품업계에서는 대상의 라면 출시를 두고 라면 시장 진출을 위해 소비자 조사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코로나19 정국에서 ‘K 라면’의 위상이 한 끼의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글로벌 대체 식품으로 격상되면서 라면 시장 진출을 꺼려하던 대형 식품기업의 러시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육가공 전문업체 하림은 올해 라면 출시를 준비 중이고, 한 때 라면 사업을 했던 빙그레는 끊임없이 재출시 요구가 있어왔던 ‘매운콩라면’ 출시를 검토 중이다.
하지만 대상은 라면 시장 본격 진출에 대해선 선을 긋는 분위기다. 대상 관계자는 "이번 '미원라면'은 상대적으로 미원에 친숙하지 않은 20·30세대에 미원을 알리기 위한 마케팅차원에서 기획됐다"며 "라면 생산을 위탁생산방식으로 맡겨 라면시장에 본격 진출하는 차원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김보리 기자 boris@sedaily.com